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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6월 20일(金)
“들뢰즈의 사유가 베이컨 그림에… 철학을 예술로 풀었죠”
서동욱 서강대 교수…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 기획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고흐의 그림 ‘구두’를 보고 사물이란 무엇인가를 사유한 하이데거, 평생 절친한 관계를 맺었던 사르트르와 자코메티, 20세기 미술 패러다임에 영감을 제공한 푸코와 그가 경탄한 마네 그리고 베이컨의 그림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전개한 들뢰즈…. 철학과 미술사에서 공인된 철학-미술 커플이다.

‘미술은 철학의 눈이다’(문학과지성사)는 이들 철학-작가 13커플의 이야기이다. 철학자의 주요 개념이 그림을 통해 어떻게 설명되는지, 반대로 위대한 작가의 작품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철학 담론을 어떻게 구현했는지 보여준다.

책을 기획해 8년이라는 긴 시간 만에 내놓은 서동욱 서강대 철학과 교수. 시인이자 평론가로 일상 속 철학에 대한 대중서 작업을 해온 그는 1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책의 시작에 대해 이렇게 돌아봤다.

“개인적으로 철학을 예술 쪽에서 접근하고 싶어 문학으로 살펴본 ‘프랑스 철학과 문학비평’(2008)을 냈다. 이 연장선상에서 미술에 관심을 가졌다.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추상적 철학 개념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예술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철학자들의 예술론에 대한 헌신도 대단했다. 이들을 한자리에 모아보고 싶었다.”

이런 열망에서 시작했지만 필자를 섭외하고, 토론하면서 글을 쓰고, 또 글을 검증하기 위해 학회에서 발표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현대 유럽 철학의 대표적인 조류를 실존주의와 현상학 그리고 구조주의로 나누고, 대표 철학자들의 미술론을 일별한 책에는 서 교수와 함께 강우성 서울대 영문과 교수, 박기순 충북대 철학과 등 전공학자 11명이 참가했다.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이 눈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에서 ‘모든 인간은 본성상 보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했고, 아우구스티누스는 일체의 감각적 경험을 ‘눈의 탐욕’이라고 했다. 세상에 대해 무엇을 알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보는 행위 안에서 이뤄진다”는 그는 “철학자는 일상 속에서 평균적인 가시성, 즉 눈에 들어오는 천편일률적인 것을 넘어 진정한 모습을 보려 하고, 화가는 이를 빛과 색깔로 표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책에서 레비나스와 조각가 소스노, 들뢰즈와 베이컨 등 두 편을 쓴 서 교수는 “예를 들어 들뢰즈 철학의 핵심은 선입견에서 벗어나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을 정육점에 걸린 고기로 묘사한 베이컨의 그림은 인간이 잘 짜인 유기체로 돼 있다는 선입견을 깬 것이다”며 “이처럼 철학자와 작가들이 마주치는 지점을 드러내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분야의 마주침을 통한 대중적 작업의 필요성을 ‘삶의 전방위성’으로 풀어냈다. “삶이야말로 전방위적인 국면이 들어가 있는데, 학문은 전문 분야로 구획돼 나눠져 있다. 학문이 성과를 거둬 우리 삶에 뭔가를 되돌려주려면 고립되지 않고 삶의 전방위적인 국면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통합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많지만 학계와 대학에선 여전히 대중서는 학문적이지 않다거나 때로는 열등하다고까지 생각한다.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학계와 대중 독자에게 모두 기능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 책 역시 이런 목표를 성취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독자들이 미술전시회에서 나눠주는 오디오가이드북처럼 생각하기를, 그래서 그림 앞에서 그림이 숨기고 있는 비밀에 대한 철학적 안내를 받으며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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