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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팀장의 북레터 게재 일자 : 2014년 06월 20일(金)
평화그림책 & 어린이책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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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기와 책 출간은 반비례하는 듯합니다. 월드컵 열기가 뜨거워질수록 신간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번 주 나온 교보문고의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과 미디어의 영향으로 독서 시간은 줄어들고, 경기불황과 사회불안까지 겹쳐 올 상반기 도서 구매자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판사들로서는 최소한 월드컵은 피해 보자는 심정일 것입니다. 이런 만만찮은 상황 속에서도 의미 있는 그림책 두 권이 흔들림 없이 나왔습니다. 일본 그림책 작가 다바타 세이이치의 ‘사쿠라’와 와카야마 시즈코의 ‘군화가 간다’(사계절)입니다. 한·중·일 평화그림책의 여섯, 일곱 번째 책입니다.

평화그림책은 2005년, 일본의 원로·중견 그림책 작가들이 과거 침략 역사를 반성하며 한국 작가들에게 한·중·일 3국 작가들이 함께 어린이에게 평화의 의미와 가치를 전하는 평화그림책을 출간하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습니다. 2006년 서울에서 한·일 양국 작가들이 모였고, 다음 해 중국 작가들이 합류했습니다. 그 결과 2010년 6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를 담은 권윤덕 작가의 ‘꽃할머니’가 첫 번째 평화 그림책으로 나왔습니다. 이어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이억배), ‘평화란 어떤 걸까’(하마다 게이코),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다시마 세이조), ‘경극이 사라진 날’(야오홍)이 차례로 출간됐습니다.

이번에 출간된 ‘사쿠라’는 83세 노작가가 자신이 거쳐온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만주사변이 일어난 1931년, 벚꽃이 피는 3월에 태어난 아이의 성장담과 태평양 전쟁 당시 젊은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데 상징처럼 사용된 벚꽃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65년이 지난 뒤, 공원의 오래된 벚꽃 나무가 이렇게 말을 걸어옵니다. “나한테는 괴로운 추억이 있다네. 젊은이들을 우리 꽃에 비유해 져라 져라 하며 죽음으로 몰아넣었지. 전쟁이 있어서는 안돼. 전쟁만은 절대 안돼”라고. ‘군화가 간다’ 역시 군인의 발을 확대해 보여주며 “군대가 이웃나라 사람들을 처억처억 짓밟아, 슬픔의 구렁텅이로 떠밀어 버렸다. 나의 미래에 전쟁 따위는 필요없다”고 합니다.

10년 가까이 꾸준히 걸어온 이 평화 그림책이 22일까지 ‘어린이와 함께 평화를!’을 주제로 파주출판도시 일대에서 열리는 어린이책잔치의 주인공입니다. 어린이들이 평화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어린이 책축제에 이들 그림책이 전시되고, 작가들도 참가합니다. 일본의 극우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엔 한국전쟁 64주년입니다. 이번 주말 아이들의 손을 잡고 평화 그림책을 만나러 가는 것은 어떠신지요.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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