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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6월 20일(金)
한문 없이 한글만… 쉽게 쓴 동양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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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논어 / 신창호 지음 / 판미동

동양 최고의 고전(古典), 유가의 성전(聖典)으로 일컬어지는 논어. 하지만 오히려 이 묵직한 수식어 때문에 손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난해한 한자, 형이상학적인 지식, 고리타분 가르침이 가득할 듯한 논어는 왠지 ‘소화불량’을 일으킬 것만 같다.

신창호 고려대 교수가 펴낸 신간 한글논어는 이렇듯 멀게 느껴지는 논어를 일반인들에게 가까이 가져다주는 책이다. 30년간 동양고전을 연구한 저자는 한자를 최대한 배제하고 쉬운 한글로 논어를 풀어낸다. 한문 구절을 한글로 번역한 뒤 이에 대한 추가 해설을 붙였다. “한문으로 저술된 모든 동양고전은 한글로 재탄생돼야 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고전의 지혜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논어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의 언행을 기록한 집단 지성의 산물이다. 공자와 제자 사이의 문답, 당시 정치인이나 정치에 대한 공자의 논평 등을 통해 인간의 올바른 길에 대한 방향을 넌지시 던진다. 저자는 그렇기 때문에 논어가 형이상학적이거나 추상적인 이론보다 현실적이면서 구체적인 문제를 담아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고전의 지혜는 현재의 일상에서도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책은 1부에서 공자의 삶에 대해 다루고, 2부부터 논어 20편을 소개한다. 특히 청와대의 인사 문제가 잇달아 불거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제2편 위정(爲政)이다. 노나라의 임금인 애공이 “국민이 잘 따르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정직한 사람을 등용하여 부조리한 사람의 윗자리에 배치하면 국민이 따르게 됩니다. 반대로 부조리한 사람을 높은 자리에 등용하여 정직한 사람 위에 쓰면 국민이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105쪽, 제2편 위정 19절) 즉, 인사가 만사라는 것이다. 이처럼 2000여 년 전의 문답은 지금도 유효하다.

통합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도 곱씹을 만하다. “참된 인간은 두루 통하여 패거리를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조무래기는 패거리를 만들고 두루 통하지 않는다.”(102쪽, 제2편 위정 14절)

책은 인물이나 지명에 대한 세부 설명을 붙여 독자가 역사적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고, 그동안 잘못 번역돼 왔던 지위 체계나 용어도 바로 잡았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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