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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6월 20일(金)
“넌 꽃 피는 때가 늦을 뿐이야”… 열등생을 바꾼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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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슬픔 / 다니엘 페낙 지음, 윤정임 옮김 / 문학동네

엄마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열등생 아들을 바라보며 “넌 뭘 해 먹고 사니?”라며 위태로운 미래를 걱정했다. 반에서 늘 바닥이었다. 수학은 물론 역사의 연대 암기, 지리의 장소 파악도 먹통이었다. 알파벳 한 글자를 외우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 그래도 아빠는 “걱정마라. 어쨌거나 26년 뒤면 알파벳은 완벽하게 알게 된다”며 아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했다.

똘똘하던 세 형과 달리 그는 게으르고 무능한 학생이었다. 상급학교 진학이 의심스러웠고 앞날은 불투명했다. 겉으론 불안해하지 않고 쾌활하게 잘 놀았지만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고, 패거리를 지어 다녔다. 받아쓰기조차 엉망이던 열등생은 세월이 흘러 프랑스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변신했다. 또 학교 교사로서 자신의 경험을 역으로 되살리며 2500명 제자들을 ‘미래가 있는 삶’으로 인도했다.

소설 ‘늑대의 눈’ ‘기병총 요정’ ‘식인귀의 행복을 위하여’ ‘소설처럼’ 등으로 국내서도 인지도 높은 다니엘 페낙의 이야기다. 10대 중반까지 미래가 절망적이던 그는, 대입과 중등교사자격시험을 거쳐 20대 중반부터 25년여 ‘원죄의 현장’이기도 한 중학교의 교사로 재직했다.

책은 페낙이 실패의 연속이던 유년기, 자신을 빼닮은 학생들과의 교육현장을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다. 가정과 학교에서 줄곧 ‘경악의 대상’이던 자신의 성적표, 부모의 걱정어린 편지까지 공개하며 그는 교육론을 건넨다. 2005년 교직에서 은퇴한 작가의 직간접 경험담을 따뜻하고 생생하게 담아낸 이 책은 2007년 프랑스 르노도상 수상작이다.

책에서 교육자 겸 소설가는 ‘표류하는 아이들’ 때문에 슬퍼하고 분노하며 공포스러워하는 학부모와 학교에 제안한다. “기다려 보라”고. 그리고 호의적인 눈길, 믿음직한 어른의 분명하고 안정적인 단 한마디에서 그들의 마음이 열린다고. 그는 무능한 아이로 판명된 뒤 게으름을 피우던 자신을 구원한 것은 “자신이 맡은 과목을 열정적으로 전달한 네 분의 스승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입학자격시험에 실패할 때마다 “넌 그저 꽃피는 시기가 늦을 뿐”이라고 격려하던 단짝 친구, 어느 날 찾아온 첫사랑도 자신감을 되찾고 변신하게 된 또 다른 이유였다고 털어놓는다.

열등생을 책과 공부로 이끄는 주변의 관심, 무엇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호의적인 눈빛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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