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아파트관리비 잡음 해소엔 투명한 공개가 해법

공동주택 관리비와 사용료(아파트 관리비) 문제로 주거단지마다 시끄럽습니다. 일부 아파트단지는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가 짜고 비리를 저질러 주민 간의 갈등과 반목이 장기화된 곳도 있지요. 최근 아파트관리비 실태(문화일보 2014년 6월 9일 18면, 6월 5일 33면 참조)가 나가자 문의전화와 이메일이 잇따랐습니다. 왜 우리동네 아파트 관리비가 다른 곳보다 비싸느냐, 비리를 차단할 방법은 없느냐 등의 문의와 하소연이었지요.

특히 서울에서 아파트 관리비가 비싼 곳으로 보도된 마포구와 이 지역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는 항의성 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 마포구는 지난 6월 초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3월분 아파트관리비가 ㎡당 평균 2473원으로 1위에 올라 기사화됐기 때문이지요, 각 아파트 단지의 관리비 입력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통계로 인해 당시 마포구는 순간 1위에 올라 억울할 만했지요. 실제 19일 기준 3월분 아파트 관리비가 가장 비싼 곳은 강남구(㎡당 평균 2439원, 마포구 1941원)였습니다.

아파트 관리비 책정과 쓰임새 등의 문제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가 지혜를 모아 정한다고 하지만 각 지역마다 부문별 비용이 너무 들쭉날쭉하지요. 실제 3월분 기준으로 공용(면적)관리비, 공용사용료, 전용사용료, 장기수선충당금은 각 구별로 모두 다르고, 비용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요. 공용관리비의 경우 가장 비싼 강남구가 ㎡당 평균 973원임에 비해 구로구는 절반도 안되는 422원에 불과합니다. 또 공용사용료도 서초구가 514원인데 비해 종로구는 158원에 그치고 있지요. 이밖에 전용사용료는 강남구가 976원인데 비해 구로구는 374원이고, 장기수선충당금도 도봉구가 150원인데 비해 구로구는 51원에 불과합니다. 어떤 근거로 이처럼 차이가 나는지를 아는 입주민은 거의 없습니다.

아파트 관리비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쓰임새에 대한 투명한 공개가 필수입니다. 주택법 등 관련법에 따라 ▲300가구 이상 아파트 ▲150가구 이상으로 승강기가 설치된 아파트 ▲150가구 이상으로 중앙·지역집중식 난방방식 아파트 ▲150가구 이상 주상복합건축물 등은 의무적으로 공개되지만 사용 항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주민 간 반목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지요. 더구나 150가구 이하 아파트단지는 강제 공개가 아니라 주민 자율에 맡겨져 있습니다.

투명한 아파트 관리비 책정과 사용을 위해서는 공공기관이 일정한 요율 체계를 만들고, 사용내역도 아파트 단지의 크고 작음과 관계없이 낱낱이 공개돼야 합니다. 또 같은 아파트 단지 이웃과 갈등을 부르는 아파트 관리비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나 시민단체 등에 관리비 사용을 감시하는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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