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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6월 25일(水)
쇳가루 산수화… 검붉은 녹까지 작품속으로
김종구 개인전 내달까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서울 종로구 평창길 김종영미술관 신관 1층 전시실에는 네 벽면 가득 검붉은 그림이 걸려 있다. 마주보는 두 개의 대형 캔버스에는 쇳가루를 물감처럼 사용한 쇳가루 그림이, 나머지 캔버스 2개에는 작가 비망록이 쇳가루로 기록돼 있다. 쇳가루 소재의 설치 영상작품을 전시 중인 2, 3층 전시실에선 산수화 같은 쇳가루 작품(사진)도 만날 수 있다.

김종영미술관이 선정한 2014년 ‘오늘의 작가’ 김종구(51) 씨가 7월 말까지 개인전을 연다. 작가는 ‘형태를 잃어버렸어요-쇳가루 산수화’란 제목으로 통쇠를 갈아 그 쇳가루로 그린 명상적 풍경화를 공개한다.

조각을 전공한 작가가 쇳가루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997년 해외에서 자신의 인체조각을 도난당한 사건 이후였다. 영국 런던 야외조각전에 출품한 쇠 조각을 잃어버린 뒤, 작업실에서 조각의 잔재이자 흔적인 쇳가루가 눈에 들어왔다. 그 쇳가루로 작품을 잃어버린 먹먹함을 바닥에 일기 쓰듯 써본 것이 신작의 출발이었다. 야트막한 모래언덕 같은 쇳가루 글은 바닥 쪽에 설치된 CCTV의 확대 영상을 통해 산과 언덕이 있는 풍경을 드러냈다.

내면의 독백 같은 글, 쇳가루로 쓰고 이를 담은 산수화 같은 영상, 그리고 먹을 갈 듯 쇠를 그라인더로 간 쇳가루 소재의 작업은 전통 한국화의 시서화를 연상케 한다. 자칭 ‘한때 조각가(Ex-Sculptor)’인 그가 직접 만든 쓰레받기 형태의 용기에 쇳가루를 담아 흘러내리듯 작업한 ‘쓰레받기체 작품’은 현대적 산수화로 해외서도 호평을 얻고 있다.

작가는 설치와 영상으로 동시에 보여주는 ‘이동식 산수화’ 외에 캔버스에 쇳가루를 칠한 대형 평면작품을 발표한다. 1층 전시작 4점은 각기 가로 9.2m 세로 2.7m의 대형 캔버스에 쇳가루를 바르고 흘린 뒤 물을 뿌려 쇠의 검붉은 녹까지 작품 속으로 끌어들였다. 3000자를 기록한 작품의 경우, 들여다보면 작업과 삶에 대한 작가의 비망록이 읽힐 만큼 글자들이 또렷하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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