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한국 전략가치, 北보다 커져”

“지난 20년 중국과 북한 관계의 전략적 가치는 하락한 반면, 중국과 한국 관계의 전략가치는 급속히 상승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한국방문을 앞두고 한국과 중국 학자들이 입을 모아 미래 한·중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중국에 있어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넘어섰다”는 평도 나왔다. 다만 미래 한·중 관계 발전에 있어 북한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데 양국 학자들은 공감했다.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과 중국의 칭화(淸華)대는 24일 베이징(北京)에서 ‘한·중관계, 마의 20년을 넘을 것인가’를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토론은 미국, 일본 등이 중국과 수교 초기 20년간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나 이후 관계가 나빠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수교 20년을 넘어선 한·중 관계의 미래를 전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에 참석했던 추수룽(楚樹龍) 칭화대 교수는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최근 20년간 미국이나 일본의 중국과 첫 수교 20년보다 좋았다”고 평했다. 그는 “북한이라는 요소는 한·중 관계에 있어서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가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부분으로 평화통일을 꼽았다. 추 교수는 또 이번 시 주석이 북한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것에 대해 대북 압박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했다.

같은 대학 쑨저(孫哲)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도 시 주석 방한에 대해 “이번 방문은 다른 나라를 거치지 않고 한국만 가는 것(단독방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이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개인적·화학적 융합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 주석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화학적 결합을 추구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성과가 분명해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양시위(楊希雨)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20년 전 북한은 (중국에 있어) 한국에 비해 아주 중요했지만 지금은 한국이 더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한편 한국 측 패널로 참석한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중국이 북한의 결정적인 시기에 취할 입장이 한국과 중국의 미래 관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 박선호 특파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