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요양병원 방화 사건 계기로 복지부 선제대응 나선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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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치매’라는 말의 유래와 원인

치매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말로서 ‘정신이 없어진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지적 능력이 모자라는 경우를 ‘정신 지체’라고 부르는 반면,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에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인지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다. 치매를 기억력이 떨어진 상태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 치매라고 하지는 않는다. 대한치매학회에 따르면 치매는 다발성 인지기능의 장애로 기억력이 나빠지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지만 말을 하거나 이해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장애, 성격 변화, 계산능력 저하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지장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알츠하이머병과 치매를 혼동하지만 치매는 병이 아니고 이 같은 상태이며,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유발하는 수십 가지 질환 중에서 절반 정도의 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가장 흔한 질환이다.


2. 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다른가

건망증이 심해지면 치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건망증과 치매는 조금 다르다. 건망증은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떨어지는 증상이다. 건망증은 어떤 사실을 기억은 하지만 저장된 기억을 불러들이는 과정에 장애가 있어서 주로 발생한다. 이에 따라 건망증인 경우 차근차근 생각을 더듬어 보면 잊었던 사실을 기억을 해내는 수가 많다. 그러나 치매에서 보이는 기억장애는 그런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게 된다. “중요한 약속이 있었는데 어디서 몇 시에 모이기로 했더라”는 식이면 건망증이고 “뭐? 나는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하면 치매에 의한 기억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치매는 단순한 기억장애가 아니라 다른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동반돼 사회생활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다. 기억장애만 있고 다른 장애는 없는 경우를 경한 인지기능장애라고 하는데 이런 사람들 중 20% 정도는 치매로 발전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3. 치매로 나타나는 증상은

건망증이 심해지는 것이 첫 번째다. 또 새로운 정보를 배우거나 지시사항을 따르지 못하며, 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하거나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되풀이한다.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고 말이나 글을 끝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면서 횡설수설하는 증상이 있어도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 또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감추고, 또는 다른 사람이 물건을 훔쳤다고 비난하는 경우도 치매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시간개념이 흐려지고, 다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기도 한다. 감정적으로 공포·초조·슬픔·분노·불안을 보이면서 감정 변화가 심하다. 음식 만들기, 식사하기, 운전하기, 목욕하기 등 일상적인 일을 하지 못한다.


4.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질환들은

인간의 인지기능들은 뇌가 담당하고 있는데, 뇌세포들이 죽거나 기능이 떨어지면서 치매가 나타난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들 중에서 치료 가능한 치매의 원인으로는 뇌 속에 물이 고이는 뇌수종, 갑상선 기능저하증, 뇌막염, 경막하 혈종, 약물중독, 우울증 등이 있다. 이들은 전체 치매의 15% 정도를 차지한다. 적극적인 치료로 좋아질 수 있는 치매에는 혈관이 터지거나 막혀 생기는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병, 알코올성 치매 등이 있다. 한편 광우병과 같은 뇌염이나 픽병 등은 치료가 불가능하다. 치매의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다. 이들은 전체 치매의 75% 정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모든 치매 환자의 절반 정도는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혈관성 치매는 두 번째로 흔하며 뇌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지면서 뇌 안으로 흐르는 혈액의 양이 줄거나 막혀서 발생하게 된다. 또 파킨슨병도 치매의 원인 질환으로 본다. 파킨슨병 환자들 중 30∼40% 정도는 말기에 치매 증상을 보인다.


5. 치매의 主원인 알츠하이머병

알츠하이머병은 이상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타우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서서히 뇌 신경세포가 죽어나가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이 왜 발생하는지는 아직까지 확실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 학계는 유전적 소인과 환경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 뇌세포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만들어지면 제거 효소에 의해 깨끗이 없어진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제거 효소의 기능이 떨어진다. 아밀로이드 제거능력이 떨어지면 점차 뇌에 아밀로이드가 쌓여서 신경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결국 신경세포가 죽어 없어져서 알츠하이머병이 생긴다.


6. 치료법은 어떤 것이 있나

조기발견이 중요하지만 일단 치매환자로 판명되면 약물치료가 주로 이용된다. 현재까지 개발된 치료법은 증상을 늦추거나 상태를 호전시키는 정도이며 완치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약물은 없다. 다만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초기 단계의 인지기능 장애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약물이 개발돼 미국 식품안전위생국(FDA)의 허가를 받아 시판 중이다. 현재 더 많은 약물이 개발되고 있으면 수 년 내 치매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들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치매 원인 중 두 번째로 흔한 혈관성 치매는 혈관 위험인자인 뇌졸중이 재발하지 않게 치료하는 방법이 있다. 심하지 않은 혈관성 치매환자는 치료하면 어느 정도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이다. 뇌졸중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에는 항응고제, 혈소판 응집억제제가 있고 여기에 혈류순환 개선제나 뇌기능 개선제 등을 첨가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에 쓰이는 약물이 혈관성 치매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미국 FDA에서 심사를 진행 중이다.


7. 치매로 죽을 수도 있나

치매가 심해지면 삼키는 능력이 저하돼 음식과 물이 폐로 흡입되면서 반복적으로 폐렴에 걸린다. 또 움직임이 힘들어지면서 자리에 눕게 돼 욕창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소변도 전혀 가릴 수 없게 돼 소변 줄을 끼게 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요로 감염도 자주 생긴다. 치매는 서서히 진행돼 발병 이후 평균적으로 7년 내지 10년 정도 후에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치매환자의 사망 원인은 치매 자체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 주로 폐렴, 욕창, 요로 감염 등의 합병증에 의해 이차적으로 세균이 피로 퍼져 들어가서 자라는 패혈증으로 진행돼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8. 치매가 급증하는 이유는

치매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만큼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갈수록 늘어난다.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후에 나이가 5세 증가할 때마다 2배로 발생이 증가한다. 식습관의 서구화와 운동 부족 등도 치매를 증가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비만과 동맥경화, 고혈압 등 혈관 위험 요소가 많으면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효과가 더 감소하게 된다. 또 지나친 스트레스, 과도한 흡연, 과음 등이 신경세포의 노화를 촉진해 치매 발생 연령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학계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의 13%는 운동 부족이 원인이며, 고혈압·당뇨는 치매위험을 50%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배우자 없이 홀로 사는 노인도 치매에 걸릴 확률이 2.5배로 높다는 조사도 나왔다.


9. 정부가 내놓은 치매예방 대책

정부는 치매 발생의 주요 요인을 음주와 운동 부족 등으로 보고 이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우선 대학교나 수련시설 등 공공시설에서의 음주와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또 대중교통수단·옥외광고물에 주류광고를 금지하고 TV와 라디오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류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절주 문화를 확산시켜 과음으로 인한 치매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또 운동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운동을 하기 어려운 60대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치매예방 운동법을 개발해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정부는 독거노인의 치매 예방을 위해 복지사 등이 주1회 이상 방문하는 ‘기본돌봄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10. 치매에 걸린 환자를 위한 대책은

치매환자 돌봄 서비스가 경증치매환자에게까지 확대된다. 현재 중증 치매환자에 한해 진료, 간병 등을 지원하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에 7월부터 경증환자를 위한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했다. 치매특별등급 수급자는 인지기능 악화 방지, 일상생활의 잔존능력 유지 등을 위해 치매전문 요양보호사들로부터 회상훈련, 기억력 향상 등의 활동 프로그램을 주 3회 또는 월 12회 이상 제공받을 수 있다. 또 독거 치매노인의 안전을 확인하는 서비스는 이미 시행 중이다. 보건소에 치매환자로 등록된 독거 치매노인은 생활관리사가 파견돼 안전확인 및 투약관리 등의 보호 서비스가 제공된다. 또 화재 우려가 높은 독거 치매노인 가정에는 화재경보기, 가스누출 센서 등 응급안전시스템의 설치도 지원한다.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대책도 내놨다. 간병으로 지친 치매환자 가족이 쉴 수 있도록 ‘치매가족 휴가제’가 7월부터 도입돼 환자를 휴가기간 동안 장기요양기관에서 보호해주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