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정상회담-경제·인문교류>시진핑, 서울대서 첫 대중강연

3일 방한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방한 이틀째인 4일 오전 서울대 강연에서 한국 국민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강의는 시 주석의 방한 기간 중 유일한 대중 연설 일정으로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에서 대중 강연을 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한국의 국민들에 대해 마음을 열고 또 한국인들의 마음을 얻어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또 시 주석이 과거 다른 중국의 최고지도자들과 달리 주요 2개국(G2)으로서 글로벌 무대에서 세련된 매너를 보이겠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강연에서는 한·중 양국 관계 및 동북아를 포괄하는 세계 무대에서의 협력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공계 분야에서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중국 칭화(淸華)대 화공과 출신으로 공대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시 주석이 서울대 공대 강연 의지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특히 시 주석이 한국에서 첫 대학 강연을 서울대에서 하기로 한 데에는 국립대라는 상징성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방중 당시 시 주석의 모교인 칭화대에서 ‘새로운 20년을 여는 한·중 신뢰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연설한 뒤 질의응답을 통해 학생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따라 시 주석도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에서 강연을 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한때 나왔었다.

앞서 1998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방한 때도 서울대 강연이 검토됐지만, 미국 대통령이 머무르는 그랜드하얏트호텔과 서울대 관악캠퍼스가 멀어 경호 문제로 모두 무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외국어대에서 강연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은 지금까지 서울대를 찾은 인사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인 셈이다. 당초 시 주석은 국회 연설도 고려했으나 젊은이들을 직접 만나겠다는 뜻에 따라 대학 강연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방한 기간 동안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이틀째인 4일 시 주석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한·중 비즈니스포럼도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역시 과거 방한 시 신라호텔에서 머무는 등 중국 정상들은 전통적으로 신라호텔을 선호해 왔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