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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7월 11일(金)
“늦으면 먹힌다”… 日, 위기 조장시켜 변혁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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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 유신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 박훈 지음 / 민음사

일본에서 서양에 대한 위기의식이 증폭되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말 도쿠가와(德川) 막부 시절이었다. 당시 지금의 사할린과 홋카이도(北海道) 일대에 러시아인들이 출몰하자 일본사회에 러시아 경계론과 더불어 대대적인 내정 개혁론이 제기됐다. 당시만 해도 쇄국정책을 펴던 일본은 외세에 강한 위기감을 느꼈다. 19세기 중반 중국의 아편전쟁 이후 일본은 대대적 개혁을 추진해 서구에 유학생을 파견하고 서양 제도를 적극 도입했다.

이후 일본은 적극적인 체제 변혁과 서양 문물의 수용이라는, 메이지 유신(明治維新)을 통해 동양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를 이루고 강대국으로 도약했다.

이 책은 18세기 말 서양의 외압에 따른 일본사회의 위기론 등, 일본의 대외 인식과 정치사적 관점에서 일본의 메이지 유신을 조망한다.

‘일본은 어떻게 서양 문물을 그렇게 신속히 받아들일 수 있었는가?’ 일본사를 전공한 저자는 이 같은 질문을 던지며 19세기 일본의 극적인 도약과 변혁을 가능케 한 메이지 유신의 배경을 분석한다. 저자는 “당시 외세의 압력이 생각만큼 위협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강력한 소수파’들이 주장 혹은 조장한 ‘과장된 위기의식’이 일본사회의 개혁을 촉진시킨 원동력”이라고 지적한다.

17세기 초 이후 200년여 외국과의 군사 충돌이 없었던, ‘군사적 무경험’ 상태의 일본은 러시아로부터 촉발된 위기감을 계기로 안보 개념, 외국과 구별되는 일본의 정체성에 대한 담론을 구체화하며 사회변혁을 단행했다.

이 책에는 메이지 유신의 성공 배경으로 ‘서양의 충격’과 더불어 그동안 간과해왔던 ‘유학의 영향’이 다뤄진다. 19세기 일본의 유학 공부 열풍, 즉 사무라이들이 칼을 차고 유학 경전을 강독하고, 정치에 대해 적극 발언하기 시작한 점도 일본의 역동적 변혁에 일조했다는 이야기다. 줄곧 무(武)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사무라이들이 문(文)과 정치에 몰두하는 등, ‘칼 찬 사대부’들은 결국 도쿠가와 막부사회의 동요와 정치 변혁에 큰 영향을 끼쳤다.

저자는 “사대부적 정치문화와 유학적 정치사상이 중국이나 조선과 달리 일본에선 서구화의 장애물이라기보다 가교 구실을 했다”고 지적한다. 또한 “일본에선 유학이 체제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오히려 신흥사상의 측면이 강했고, 일본인들은 유학을 내면화된 신념으로서보다 다분히 도구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평가한다.

일본 막부 말기 이후 메이지 유신에 대한 논의는 극우로 치닫는 오늘의 일본, 세계화 속의 한국과 맞물리며 역사의 교훈을 일깨운다.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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