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가족 권오복씨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하루하루 겨우 버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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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바지선에 다녀왔어요.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하루하루 겨우 버티며 지내고 있습니다.”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발생 3개월(7월 16일)을 앞둔 15일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 권오복(59) 씨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권 씨의 동생 재근(51) 씨 가족은 3개월 전 서울에서 제주도로 이사가는 길에 진도 해상에서 참변을 당했다. 재근 씨와 조카 혁규(6) 군의 시신은 아직 찾지 못했고, 재근 씨의 부인 한윤지(29) 씨의 시신만 지난 4월 23일 발견됐다. 참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조카 지연(5) 양은 권 씨의 막냇동생이 돌보고 있다.

권 씨는 “지연이에게 아직도 부모와 오빠 이야기를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며 “최근 지연이가 상담치료를 받으며 상태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지연이 목소리를 들으면 눈물이 나 안부도 제대로 묻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씨는 3개월 동안의 생활에 대해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재판이 시작한 뒤 참관을 위해 광주로 한 번 씩 가는 것 외에는 변한 것이 없다”며 “어제도 여느 때 처럼 바지선에 나가 구조현장을 둘러보고 왔는데 하루빨리 동생과 조카 시신을 찾아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