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2.8.18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오피니언
[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4년 07월 16일(水)
朴정부의 ‘외교 레임덕’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이미숙/국제부장

한·미 관계가 심상찮다. 미국측에서 들려오는 박근혜정부에 대한 불만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얼마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워싱턴 외교가에서 박근혜정부 외교안보팀에 대해 “지적 수준이 낮고, 전략적 세련미가 떨어지며, 미성숙하다”고 평가했다는 내용이 돌았다. 워싱턴의 정보지 넬슨리포트가 보도했다는 내용인데, 표현이 너무 비외교적이어서 그저 정보지에 떠도는 말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 주말 만난 전직 정부 고위관계자도 넬슨리포트 얘기를 하면서 “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레임덕이 이미 시작된 듯하다”고 했다. 최근 워싱턴에 가보니 지난 2012년 한국대선 후 “생스 갓(Thanks God)”을 외쳤던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이 “임기 내 사고만 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청와대에 대한 워싱턴의 불신이 노무현정부 때보다 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6월 초 보도된 넬슨리포트 원문을 확인해보니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이 박 대통령의 불균형적인 국가외교안보팀 인선 감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부분에 SNS에 떠돌던 주장들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미국 쪽에서 들려오는 이 같은 비판의 배경엔 갈수록 악화되는 한·일 관계, 급격히 가까워지는 한·중 관계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최근 상황을 복기해보니, 미국의 박근혜식 외교에 대한 피로증이 인내 수준을 넘어섰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일 갈등의 중재자를 자임하며 4월 한·일 방문을 한 데 이어 5월 헤이그 한·미·일 정상회동을 주재했는데 한·일 갈등이 충돌국면으로 치닫자 머쓱해진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정부의 중국 경사 경향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된 지난 3일은 이임하는 성김 주한 미대사가 주최한 미독립기념일 리셉션 날이었다. 주요 인사들은 한·중정상 국빈만찬이냐, 미독립기념일 리셉션이냐는 갈등 속에서 전자를 택했고, 서울 하얏트호텔 행사장은 예년에 비해 한산했다. 한국 측 최고 귀빈은 정의화 국회의장이었고, 정부 측에선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이 참석했을 뿐이다. 청와대가 시진핑(習近平) 방한 날짜의 외교적 민감성 문제를 고려했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의 첫 ‘G2데이’로 불렸던 그날의 승자는 중국이었다.

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관련 화법도 혼란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북핵 해결을 주장하면서도 핵 문제가 배제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내걸고 있고,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얘기하면서도 북한과의 채널 구축엔 회의적이다. 한·미동맹 중시론을 펴면서도 한·중 관계를 동맹에 버금가는 최상의 관계로 만들겠다고 얘기한다. 상호 간에 충돌하는 여러 구상과 개념이 섞이다보니 ‘도대체 뭘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식의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미 관계는 국가안보의 대들보와 같은 것이다. 일본과의 관계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중국의 유혹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외교안보의 근간은 흔들림없이 유지돼야 한다. 박 대통령이 가야 할 길은 멀다. 정부 출범 2년도 되지 않아 외교 레임덕이 미측에서 제기되는 것은 국가적인 불행이다. 청와대는 하루빨리 벌어진 한·미 간의 틈을 메우고 오해를 풀어야 한다.

musel@munhwa.com
[ 많이 본 기사 ]
▶ [단독]檢 “검수완박 가처분 인용해달라”… 주중 헌재에 의..
▶ 장·차관들 25일 낮엔 을지훈련 참가, 저녁엔 만찬?
▶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수술 받으러 가는 길인데” 시민 발..
▶ 서해공무원 월북 근거 ‘슬리퍼’ 국과수 유전자 감식으로 풀..
▶ “내연녀에 재산증여 각서, 관계 파탄땐 철회 가능”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술취한 女 감금·성폭행한 경찰…1심..
문화재청 “김해 고인돌 상당한 훼손 ..
‘우영우’ 뮤지컬로 나온다…2024년 초..
‘테라·루나 사태’ 권도형 국내 로펌 선..
[단독]하이트진로 본사 불법 점거 이..
topnew_title
topnews_photo ■ 尹대통령 취임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실부터 시작, 시간 필요… 정치목적 인적쇄신 안해” “무리한 힘에 의한 北체제의 현상변경 전혀..
ㄴ “北 비핵화 의지만 보이면 지원… 미북관계 정상화 돕겠다”
ㄴ 민간주도 성장·원전생태계 복원 강조…‘국민’ 20차례 언급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수술 받으러 가는 길인데” 시민..
[단독]檢 “검수완박 가처분 인용해달라”… 주중 헌재에..
문화재청 “김해 고인돌 상당한 훼손 확인…김해시장 고..
line
special news “관객 웃기려면 진정성 갖춰야… 많이 ‘쓰이는’ 배..
■ 새 영화 ‘육사오’ 주연 고경표 “진정성 있게 상황에 몰입해야 합니다. 그래야 관객분들이 웃어요.” 배우..

line
서해공무원 월북 근거 ‘슬리퍼’ 국과수 유전자 감식으로..
“내연녀에 재산증여 각서, 관계 파탄땐 철회 가능”
장·차관들 25일 낮엔 을지훈련 참가, 저녁엔 만찬?
photo_news
공효진-케빈오, 10월 결혼…“새로운 인생 시작..
photo_news
‘이런 사진 SNS 게시 금지’...공군 이어 육군도..
line

illust
“할리우드서 먹힐만한 액션… 한국적 향취 드러내 의미”

illust
방탄소년단 앤솔러지 앨범 ‘Proof’, ‘빌보드 200’서 역주행…9주..
topnew_title
number 술취한 女 감금·성폭행한 경찰…1심서 징역 1년 ..
문화재청 “김해 고인돌 상당한 훼손 확인…김해..
‘우영우’ 뮤지컬로 나온다…2024년 초연
‘테라·루나 사태’ 권도형 국내 로펌 선임…귀국 준..
hot_photo
프로야구 시구하는 스테이씨 멤..
hot_photo
결혼 후 첫 공식석상 나선 현빈,..
hot_photo
태극기 두른채… “당신답게 만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7.15 | 회장 : 이병규 | 발행·편집인 : 김병직 | 발행연월일 : 1991.11.1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