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헬기 촬영시각 실제보다 9분41초 늦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우현이 거의 물에 잠길 무렵 노란색 상의를 입은 승객(원 표시)이 난간 밖으로 나오는 장면. 검찰의 ‘타임코드’에 따르면 이때가 오전 10시 18분 39초쯤이나 해경 목포항공대 헬기 511호가 찍은 동영상에는 같은 장면이 9분 41초나 늦은 시간인 10시 8분 58초로 표기돼 있다. 전남도 어업지도선 201호 동영상 캡처

검찰이 ‘세월호 동영상’들에 나오는 모든 상황의 발생 시각을 정확히 규명한 ‘타임 코드’를 과학적 기법을 통해 제시했다.

이는 세월호의 침몰 원인 및 과정 분석과 피고인들의 혐의 입증 등에 필수적인 자료다. 특히 이를 통해 해경 헬기 동영상에 찍힌 시각이 실제보다 9분 41초나 늦은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검찰은 15일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3차 공판에서 세월호 관련 동영상들의 타임코드 분석표를 제시했다. 대검의 지원을 받아 분석한 동영상은 목포해경 123정 49건, 전남도 어업지도선 201호 1건, 해경 헬기 8건, 문화일보 보도(신문 캡처 및 동영상) 1건 등 총 59건이다.

검찰은 123정 해경이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은 위성위치확인장치(GPS)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보고 이를 기준으로 다른 동영상들의 시각을 조정했다. 그러나 해경 목포항공대 헬기 511호가 촬영한 동영상에 표시된 시각은 실제보다 무려 9분 41초나 늦은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세월호가 우현마저 물에 거의 잠길 무렵 노란색 상의를 입은 승객이 선체 밖으로 급하게 빠져나오는 장면이 헬기 동영상에는 오전 10시 8분 58초로 표시됐으나, 실제는 오전 10시 18분 39초였다. 해경이 그만큼 동영상 촬영 장비를 허술하게 관리했음이 드러난 셈이다.

이 장면은 어업지도선 동영상에도 똑같이 나온다.(문화일보 4월 29일자 1·2·3면 참조) 어업지도선 동영상의 경우 촬영시각이 표시돼 있지 않으나 “10시 4분부터 촬영했다”는 박승기(44) 항해사의 말을 토대로 계산해보면 이 장면은 10시 18분 25초쯤으로 분석돼 실제와 10여초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정확한 타임코드가 만들어짐에 따라 세월호의 기울기 변화, 좌현 난간의 단계별 침수, 선원 탈출 등의 시각도 모두 규명됐다. 세월호는 9시 34분 03초에 좌현 쪽으로 52.2도 기울었으며 10시 17분 06초에 108.1도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좌현의 3층은 9시 38분 48초에 침수됐으며, 4층은 9시 50분, 5층은 9시 53분쯤에 침수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준석(69) 선장의 퇴선 시각은 9시 46분이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