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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팀장의 북레터 게재 일자 : 2014년 07월 18일(金)
공부는 배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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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배신하지 않는다.’

교육학자 사이토 다카시(齋藤孝) 일본 메이지(明治)대 교수가 지난달 나온 ‘내가 공부하는 이유’(걷는나무)에서 한 말입니다. 이 책은 현재 서점 베스트셀러 인문 분야 1위를 차지하며 출판계 ‘공부트렌드’를 이끌고 있습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쉽게 이야기하는 책은 몇몇 곳에선 종합 순위 5위권에 진입했습니다.

사이토 교수는 10년 전 큰 병을 앓은 뒤 ‘공부’를 삶의 방향으로 삼게 됐다고 합니다. 당시 인생이라는 마라톤이 중간에 예고도 없이 끝날 수 있음을 실감한 그는 후회 없이 충실하게 보냈다고 느꼈던 시간을 떠올려봤다고 합니다. 좋은 책을 다 읽은 날, 막힘없이 논문을 끝낸 날, 멋진 강연을 들은 날. 공부 재미에 완벽히 몰입했을 때 충만한 행복감을 느꼈음을 알았다고 합니다. 병원을 떠날 때 그의 결론은 ‘더 즐거운 공부’였습니다. 사람들마다 행복한 시간이 달라 그의 체험을 일반화할 순 없지만 “같은 실패를 겪어도 공부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미래는 완전히 다르다.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면 공부를 멈추지 마라. 그러면 인생도 원하는 방향으로 즐겁게 흘러갈 것”이라는 말은 수긍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담당편집자는 특별한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 출간 한 달도 안 돼 1만5000부가 나갔다며 “공부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합니다. 출판계 공부열풍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돼 최근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지난해 말 ‘공부하는 힘’(황농문), ‘왜 공부하는가’(김진애)가 나왔고 올해 초엔 역사적 현자와 영웅의 대화를 통해 말의 지혜를 전하는 ‘말공부’(조윤제)가 인문 베스트에 올랐습니다. 이어 김대식 서울대 교수와 김두식 경북대 교수의 ‘공부 논쟁’, 조국 서울대 교수의 ‘왜 나는 법을 공부하는가’, 소설가 도몬 후유지(童門冬二)의 ‘공부하는 힘 살아가는 힘’ 등 공부를 내건 책들이 나왔습니다. 이번주엔 30대 여성을 위한 ‘여자에게 공부가 필요할 때’도 출간됐습니다.

출판계 공부열풍은 2000년대 중반 ‘시크릿’ ‘마시멜로 이야기’로 대변되는 스펙 쌓기식 자기계발 트렌드-‘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이끈 2010년대 초반의 힐링·위로 열풍-지난해 철학자 강신주가 이끈 돌직구식 성찰에 이은 흐름입니다. 내용 없는 실용 가이드는 전혀 실용적이지 못했고, 타인의 위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개인들이 성찰에 기초한 공부에 닻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적으로 깊고 진지한 성숙의 신호지만 자기계발-위로-질책-공부로 이어지는 트렌드에서 드러난 이 시대 개인의 분투에 마음이 좀 아찔해집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공부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바로 그 사실이겠지요.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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