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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7월 18일(金)
로마·明 멸망도, 뉴욕 매춘 증가도… 원인은 ‘경제 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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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의 경제학 / 글렌 허버드·팀 케인 / 김태훈 옮김 / 민음사

플로팅 시티 / 수디르 벤카테시 / 문희경 옮김 / 어크로스


‘숲을 보라’는 말이 있다. 종합적인 시각에서 대상을 파악해야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 등 거대 메커니즘을 파악하기 위해 더없이 좋은 분석틀이다. 하지만 이런 큰 그림은 자칫 개인들의 속사정을 외면하기 쉽다. 크게 봤을 때 하나의 움직임처럼 보여도 속에는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사회 현상을 제대로 잡아내기 위해서는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국가의 흥망성쇠는 결국 경제 불균형 때문= 글렌 허버드와 팀 케인의 ‘강대국의 경제학’은 방대한 자료와 수치를 통한 거시적 분석으로 국가 흥망성쇠의 원인을 규명한다. 일반적으로 고대 로마와 중국 명나라, 오스만튀르크 등 역사 속에서 패권을 장악했던 강대국들이 무너졌던 이유는 지리적 요건, 군사력 약화, 지도자의 실책 등으로 설명된다. 하지만 책은 모든 궁극적인 원인은 경제적 불균형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가령 로마제국의 경우 발렌스 황제가 고트족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아드리아노플 전투가 멸망의 시발점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나, 이미 로마는 전성기인 트라야누스 시대에 붕괴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트라야누스 등 정책 결정자들은 제국의 영토와 수입원이 줄어드는 가운데 복지 확대에 집중했다. 이후 황제들은 재정 압력을 받을 때마다 화폐만 찍어대기 바빴고 그 결과 화폐가치가 과도하게 저하돼 경제순환이 경색되면서 멸망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책은 이런 연유로 21세기 미국의 위기도 지적한다. 현재 미국은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세수는 2조 달러에 불과한데 재정 지출은 3조 달러 수준이다. 이 같은 경제 불균형의 종착지는 ‘제국의 쇠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저자 중 한 명인 허버드는 워런 버핏, 앨런 그린스펀 등과 함께 ‘세계 금융을 움직이는 30인’에 선정될 만큼 명망 있는 학자라 주장에 힘이 실린다.

◆지하경제,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플로팅 시티’는 저자 수디르 벤카테시가 뉴욕 지하경제에 직접 들어가 마약판매상, 성매매 브로커 등을 만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을 담았다. 개개인의 일상과 행위들을 통해 사회현상이나 변화의 조짐을 잡아내는 미시적 분석을 이용한 것이다.

컬럼비아대 사회학과 교수인 그는 앞서 시카고 빈민가에 뛰어들어 10년간 갱단과 지낸 경험을 토대로 ‘괴짜 사회학’을 냈다. ‘플로팅 시티’는 그 후속작으로, 이번에는 뉴욕의 지하경제를 탐사한 보고서다. 일반적으로 지하경제는 특정계층과 지역에 머물러 있는 소수 사람들, 주로 하층민에 의해 이뤄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책은 그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한다. 지하경제는 이제 경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관계와 정착지를 찾아 부유(float)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령 책에서 흑인 마약상인 샤인은 할렘을 벗어나 부유층 지역으로 여겨지는 소호의 갤러리를 드나들며 상류층과의 관계맺기에 열중한다. 뉴욕 엘리트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대를 졸업한 아날리스는 야심에 가득 찬 성매매 브로커로 활동한다. 섹스 산업은 하층민과 상층민의 구별이 없고 마치 사회를 하나로 연결하는 듯하다. 저자는 이를 통해 지하경제와 지상경제를 나누는 뚜렷한 경계가 허물어져 서로 뒤섞이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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