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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7월 21일(月)
드라마 ‘정신병 캐릭터’ 악역→주인공 시대로
‘괜찮아, 사랑이야’ 주요소재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TV 드라마 속에 정신병을 가진 캐릭터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환자부터 사이코패스까지 한동안 TV에 등장하는 것 자체가 터부시 되던 캐릭터들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가 연이어 제작돼 눈길을 끈다.

23일 첫 방송되는 노희경 작가의 신작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연출 김규태·사진)는 정신병을 소재로 다룬 국내 첫 드라마다. 작은 외상에는 병적으로 집착하지만 정작 마음의 병은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과 사랑을 되짚어본다. 남주인공 장재열(조인성)은 강박증을 앓고 있고 여주인공 지해수(공효진)는 정신과 의사다. 배우 이광수는 영화 ‘간기남’에 이어 이 드라마에서도 일명 ‘틱 장애’라 불리는 신경정신병의 일종인 투렛증후군 환자 박수광을 연기한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사이코패스가 아예 주인공으로 나서기도 한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갑동이’에서는 그동안 주로 악인 중 한 명으로 그려지던 사이코패스 환자가 극을 이끌어나갔고 OCN ‘신의 퀴즈4’에서도 배우 김흥수가 사이코패스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0월 첫 방송 되는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은 ‘악인이 악인을 붙잡는다’는 설정을 가진 드라마. 배우 박해진은 극 중 정직 중인 형사, 조직폭력배, 청부살인업자들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손잡는 천재 사이코패스로 분한다.

이는 ‘정신병 환자=악인=조연’이라는 기존의 공식을 깼다고 볼 수 있다. 정신병 환자도 사회의 일원이며 그들 역시 누군가의 이웃이며, 내가 그들과 같은 정신병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괜찮아, 사랑이야’를 집필하는 노희경 작가는 “편견을 깨고 싶다”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정신병자’와 ‘돌아이’라는 말은 상처받은 사람에게 또 상처를 주는 것이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그런 편견을 깨는 게 핵심인 로맨틱코미디로 포장된 정극”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유명 작가들이 잇달아 신작을 준비하며 독특한 정신병 증세를 앓고 있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해를 품은 달’ 이후 진수완 작가가 3년 만에 낸 신작 ‘킬미 힐미’의 주인공은 7가지 인격을 가진 남성이다.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인격을 보이는 남성의 이야기가 포인트다. 탄탄한 시놉시스와 색다른 기획으로 눈길을 끌지만 7가지 인격을 한꺼번에 소화할 마땅할 남자배우를 찾지 못해 캐스팅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로 큰 성공을 거둔 박혜련 작가는 사회부 기자의 이야기를 다룬 ‘피노키오’(가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 작품에는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고, 진실을 말하면 딸꾹질이 멎는 일명 ‘피노키오 증후군’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김영섭 SBS 드라마국장은 “정신병 캐릭터가 연이어 등장하는 것은 단순한 소재주의를 넘어 사회 현상을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 중 적지 않은 이들이 크고 작은 정신병에 시달리고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 이는 선진국에서는 익숙한 일인데 국내에서는 유독 ‘정신과에 다닌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며 “이런 드라마들이 그런 편견을 깨는 동시에 정신병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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