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인데도… 부동산 시장 ‘최경환 효과’

20일 오후 위례신도시 신안건설 ‘신안인스빌 아스트로’ 본보기집(모델하우스)은 부동산 수요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 모델하우스 안팎에는 수백여 명이 상담과 내부 관람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18∼20일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수요자만 4만여 명으로 그동안 위례신도시 분양 아파트 중 가장 많았다고 신안건설 측은 밝혔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7∼18일 진행된 대림산업 경기 광주시 ‘e편한세상 광주역’ 아파트도 전 면적대가 순위 내 청약 마감되는 등 수요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1∼3순위 청약 접수 결과, 967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276명이 신청해 평균 3.38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여름 휴가철 부동산 비수기에 ‘최경환 경제팀’의 부동산 시장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신규주택 청약시장에 예상과 달리 수요자들이 몰리는가 하면 그동안 보합세에 머물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와 경기 성남 분당, 판교신도시 아파트들이 호가(부르는 값) 위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와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지난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경제팀 출범 전후로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와 2주택자 전세임대소득 과세 철회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택 청약시장에 수요자가 몰리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호가가 2000만 원가량 오르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하면서 급매물이 사라지고, 매수세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권뿐만 아니라 분당과 판교 일대, 마포구 상암동과 강서구 마곡지구 아파트 가격도 꿈틀거리고 있다. 분당신도시 서현동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그동안 5억7000만∼6억 원의 시세를 보였으나 지난주부터 집주인들이 호가를 1000만 원가량 올린 상태다. 상암동 월드컵파크4단지 84㎡의 매매가격은 지난 4월 6억4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들어 6억7000만 원대로 올랐고, 얼마 전 입주에 들어간 강서구 마곡지구 아파트도 웃돈(프리미엄)이 면적대별로 5000만∼8000만 원 붙은 상태다. 한편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1% 올라 17주 만에 상승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