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만의 가장 이른 추석… 물가·선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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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도 침체인데…폭염, 가뭄에 추석마저 이르다니.’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 가뭄에 1976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이른 추석(9월 8일)으로 물가 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벌써부터 채소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급등하는가 하면, 제수·선물용 과수, 축산물 가격도 예년보다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과거처럼 8월 말, 9월 초에 태풍이 찾아올 경우 가격 앙등이 한층 심해져 물가당국과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유통업계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1.7% 인상돼 2012년 10월(2.1%) 이후 가장 높았다. 새 경제팀이 역점을 두고 있는 하반기 경기회복세 견인과 공공요금과 소비재 인상 등 물가 상승에 압력으로 작용할 요인은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폭염으로 인한 채소작황 부진에 휴가철 수요가 맞물리면서 채소가격은 이미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분석 결과, 7월 중순 서울 가락시장 평균 채소가격은 6월과 견줘 브로콜리, 적상추, 오이 등은 20∼30%, 시금치는 58% 가량 올랐다. 통상 8월 초에나 선보였던 해발 500ｍ 이상에서 자라는 고랭지 채소가 2주일이나 앞당겨 오는 24일부터 대형마트에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특히 소비심리가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로 인해 5∼6월 황금연휴, 월드컵 특수에도 불구,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상재해까지 덮칠 경우 공급 측면의 교란 현상을 야기할 것을 물가당국은 우려하고 있다. 소비도 어두운 터널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물가만 오르는 이중고와 딜레마에 봉착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폭염·가뭄 효과’ 가 물가에 서서히 반영돼 나타나고 있다”며 “추석용 과일의 경우 성장촉진제를 활용해 조기 출하에 나서면서 큰 과일을 빼곤 전체 물가에는 영향이 없겠지만 태풍 등 기상재해가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빠르면 다음주중 농림축산식품부, 안전행정부 등 유관부처에 서민물가품목 중점 관리와 공급물량 확대 등을 뼈대로 한 민생안정대책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