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警 ‘수사 공조’는 없었다…警, 40일간 檢에 보고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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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지난 6월 12일 전남 순천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유 전 회장 검거팀이 꾸려져 있던 인천지검은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른 채 40일 동안 유 전 회장 검거 총력전을 펼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검찰과 경찰은 유 전 회장 검거를 놓고 수 차례 회의를 했고 수 차례에 걸친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으로 군까지 수색에 동원됐지만 내부적으로는 전혀 공조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인천지검 핵심 관계자는 22일 “순천에서 시신이 발견됐다는 얘기는 전혀 몰랐고 21일에야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25일 대대적인 검거 작전을 펼친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서 시신 발견 신고가 들어왔음에도, 경찰은 이러한 사실을 검거팀에 알리지 않았다. 당시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은신지를 전남 순천 인근으로 특정하고 포위망을 구축했고, 순천까지 동행한 조력자들을 대부분 검거한 상태였다.

정황상 시신을 유 전 회장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지만, 경찰은 일반 변사사건으로 인천지검이 아닌 순천지청에서 사건 지휘를 받았다. 일반적인 변사 사건은 대검찰청에도 보고가 되지 않는다. 인천지검은 유 전 회장 시신 발견과 관련된 사실을 전혀 모른 채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수색 범위를 확대하기도 했다. 검찰은 송치재 별장 검거 작전 이후에도 몇 차례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제보받은 곳을 급습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경찰이 인천지검 검거팀에 변사체를 발견한 상황을 알렸다면, 유 전 회장 신분 확인이 훨씬 더 빨리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회장 검거 작전에서 검찰과 경찰의 공조에 문제가 있는 분위기는 계속 감지돼 왔다. 전국 일선 경찰서에 모두 검거팀을 편성하면서,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는 “검찰이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으면서 주변 수색만 하라고 한다”고 불만이 나왔다. 검찰 쪽에서도 “경찰이 공을 차지하려고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 검거와 관련해 검·경 협조가 잘 됐다”며 “시신 발견 당시 부패가 매우 심했기 때문에 유 전 회장으로 추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절차대로 신원 확인을 했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