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과 머리 맞대고, 市道지사 만나고… 朴 ‘소통 드라이브’

잇단 ‘인사 참사’ 속에 한 달 넘게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2기 내각 출범과 함께 국정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소통 강화 행보가 눈에 띈다.

박 대통령은 22일 오전 2기 내각 출범 후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한 데 이어 이번주 내내 경제와 외교, 지방행정 등 다양한 분야의 굵직굵직한 일정들을 소화할 예정이다. 한 주일 내내 박 대통령의 오후 일정은 물론 오전 일정까지 빼곡히 채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 장관 및 청와대 참모들의 대면보고 기회를 늘리는 등 소통 강화에 주력하면서 경제 살리기, 국가 혁신 등 하반기 국정 목표 실현을 위한 각종 회의와 간담회 참석, 현장 방문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박 대통령의 변화가 일시적인 것인지 근본적인 것인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국정 운영 스타일의 변화를 줄곧 고민해 왔던 것으로 안다”면서 “세월호 참사 때문에 미뤄 온 것을 이제 2기 내각 출범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이행하는 차원의 ‘스타일 변화’일 것으로 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기 내각 출범 후 두 번째 주를 맞은 박 대통령은 그야말로 미뤄 뒀던 숙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듯한 기세다. 박 대통령은 월요일인 21일 한·포르투갈 정상회담을 통해 교역과 투자 확대 전략을 마련했고, 22일에는 국무회의 주재에 이어 경제 관련 외부 행사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 6월 10일 이후 무려 6주 만이다. 통상적으로 국무회의는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격주로 주재했던 점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은 그동안 최소 3차례의 국무회의 주재를 정홍원 총리에게 미뤘던 셈이다. 청와대와 정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2기 내각이 출범할 때까지 국무회의 주재를 미뤄 뒀다”는 해석이 나올 정도였다. 박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를 주재했다는 사실 그 자체로 국정 정상화의 상징성이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국정 정상화를 통해 박 대통령이 우선적으로 집중하는 분야는 경제 활성화다.

올해 초반 미약하게나마 나타났던 경제회복의 모멘텀이 세월호 침몰 참사를 거치면서 실종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2기 내각 출범과 함께 장관들의 대면보고를 늘리기로 방침을 정한 박 대통령이 지난주 첫 사례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대면보고를 받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번주에는 경제인들과의 간담회에 참석, 규제 혁신 등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것뿐 아니라 경제 관련 회의를 주재하며 하반기 경제 활성화 대책 전반을 검토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미 지난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민생경제의 어려움 해소,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 모멘텀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소통 강화 차원의 행보도 본격화한다. 박 대통령은 25일 전국 시·도지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는다. 지난 6·4 지방선거를 통해 6기 민선 자치시대가 개막된 이후 박 대통령이 시·도지사들과 자리를 같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와의 소통에 이어 지방정부와의 소통이 본격화되는 의미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시·도지사들과 함께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혁과 국가 혁신 등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나가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