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軍 “‘하마스 비밀땅굴’ 꼭 파괴하겠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땅굴 파괴를 명목으로 지상작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국제사회의 외교적 교섭 노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알자지라, BBC 등은 이스라엘이 휴전을 위한 교섭을 하면서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늦추지 않는 것은 이번 기회에 하마스의 ‘비밀 땅굴’을 집중적으로 파괴하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내 이집트, 이스라엘과의 접경지역 지하에 마련된 땅굴은 일반 주민들의 생필품 조달과 자원 수출입에 활용되는 중요한 통로로 알려져 있다. 동시에 하마스 무장대원들은 이를 이용해 각종 무기를 밀수하기도 하고 이곳에서 수입된 물품에 세금을 매겨 재정을 확충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하마스가 지난 2006년 땅굴을 이용해 이스라엘을 공격한 뒤 이스라엘 병사 한 명을 납치한 이후 땅굴은 이스라엘의 국가안보와도 직결되는 위협요인으로 부상했다. 땅굴은 지난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하마스가 온건파인 파타와 사실상 절연, 가자지구를 완전 장악하면서 수십 개에서 수백 개로 급증했다고 BBC가 밝혔다.

한편 AFP, 로이터에 따르면 23일 이날 이스라엘 예루살렘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휴전을 위해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확실히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하마스의 한 고위 관계자는 AFP에 “(휴전과 관련된) 여러 회담에서의 기류는 긍정적이었다”고 말하면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국경지역 봉쇄에 대한 논의 없이는 휴전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8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자지구 봉쇄가 휴전과 동시에 해제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휴전 이후 이 문제 해결에 대한 일정과 방법에 대해 양측이 원칙적으로 합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휴전에 앞서 이와 관련된 세부사항 및 일정을 확실히 밝히고 보증해주기를 하마스는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날 하마스의 지도자 칼레드 마샬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국경지역 봉쇄 해제 없이는 어떠한 휴전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