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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7월 24일(木)
미지근한 추리소설 시장… ‘작가 파워’로 승부수
여름 출판계 대표작 없어 고민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23일 서울 종로구 종로1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여름철을 맞아 마련된 추리소설 판매대 앞에서 독자들이 책을 고르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
“보통은 늦어도 6월 중반이면 여름 추리소설 시장을 주도하는 작품이 등장해 가을까지 그 흐름을 이끌어 갑니다. 그런데 올해는 너무도 잠잠하네요.”

추리소설을 주로 내놓는 출판 관계자의 말이다. 매년 여름 출판계를 달구던 추리소설의 열기가 예전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맘때쯤이면 무서운 기세로 판매되는 대표작이 나와 시장 전체의 동반상승을 이끌어냈으나 올해는 세월호 참사, 지방선거, 월드컵 등 굵직한 이슈들로 인해 출판계가 불황을 맞았고, 여름 추리소설 시장의 형성 또한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작이 이끌었던 추리소설시장 = 2011년 여름철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추리소설 시장을 이끌었다. 그해 2월에 출간된 소설은 장르문학으로는 이례적으로 석 달 만에 10만 권 이상 팔렸고, 여름에도 인기를 이어갔다. 당시에는 북유럽 추리소설도 한국에 소개돼 노르웨이의 인기작가 요 네스뵈의 ‘스노우맨’이 큰 반향을 끌어냈다. 2011년 교보문고의 전체 소설 판매량 중 추리·공포소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13.0%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았다.

2012년 여름철을 이끈 것은 다카노 가즈아키의 ‘제노사이드’였다. ‘제노사이드’는 2012년 여름철에 가장 많이 팔린 장르소설로 기록됐다. 지난해 여름에는 정유정 작가의 ‘28’과 요코하마 히데오의 ‘64’, 노이하우스의 ‘사악한 늑대’ 등이 독자의 호평을 받으며 일찌감치 대표군을 형성했다. 비록 2013년 전체 소설 판매량 중 추리·공포소설의 비중은 8.4%까지 떨어졌지만 이런 대표작들이 여름철을 달구며 ‘여름은 추리소설’이라는 공식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는 전체 소설 판매량 중 추리·공포소설의 비중이 10.5%로 지난해보다 높다. 하지만 2011년, 2012년(12.6%)에 못 미친다. 여름철 추리소설 열기마저 미지근하다면, ‘여름 = 추리소설’ 공식마저 깨질 위기다. 현재 마이클 코넬리의 ‘혼돈의 도시’, 노이하우스의 ‘상어의 도시’, 미나토 가나에의 ‘고교입시’, 도진기의 ‘유다의 별’ 등의 추리소설이 나왔지만 출간 시기가 늦어 아직 시장의 반응이 오지 않고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가 살리나 = 결국 올해 추리소설 시장의 구원투수는 일본의 양대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큰 대표작은 아직 나오지 않았어도 ‘네임 파워’를 지닌 작가들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둘은 2000년대 중반 국내에 추리소설 붐을 일으킨 스타작가들이기도 하다.

특히 히가시노는 계절에 상관없는 꾸준한 인기와 다작으로 유명하다. ‘몽환화’ 등 올해 들어 출간된 히가시노의 소설만 7건이다. 더구나 교보문고의 올해 상반기 일본 소설 판매 순위 상위 10위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1위), ‘몽환화’(2위), ‘한여름의 방정식’(3위), ‘질풍론도’(4위), ‘방황하는 칼날’(8위) 등 절반이 히가시노의 작품이었다. 8월 초 ‘학생가의 살인’, ‘십자저택의 피에로’ 등 히가시노의 소설이 2편 이상 나올 예정이어서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화차’로 유명한 미야베도 1년 만에 새 작품 ‘피리술사’가 8월 국내에 번역돼 기대를 모은다.

영미추리소설 분야에서는 셜록홈스 ‘실크하우스의 비밀’로 잘 알려진 앤터니 호르비츠의 신작 ‘모리어티’가 11월 출간돼 뒷심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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