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동행 양회정 검거 집중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인이 판명 불가로 결론남에 따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마련된 ‘유병언 변사사건 수사본부’는 그동안 열어놨던 타살, 자연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수사본부는 일단 유 전 회장이 지난 5월 25일 밤 검찰이 순천시 서면 ‘숲속의 추억’ 별장을 압수수색한 이후 빠져나온 뒤 6월 12일 아침 2.7㎞가량 떨어진 박모(77) 씨의 밭에서 발견되기까지 어떻게 이동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계획이다. 이동경로를 파악하는 것이 유 전 회장의 사인 규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혼자서 이 구간을 이동했는지, 아니면 어느 누군가의 조력을 받아 이동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사본부는 이를 위해 24일부터 25일까지 유 전 회장의 비서 신모(여·33) 씨가 수감 중인 인천교도소로 수사관을 보내 신 씨를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신 씨는 유 전 회장이 별장을 빠져나오기 직전까지 별장에 함께 있었던 인물이다.

경찰은 신 씨가 그동안 여러 차례 검찰 및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유 전 회장의 별장 탈출 경위와 관련해 각각 다른 진술을 한 점을 추궁하면서 진실을 자백할 것을 유도하고 있다. 신 씨는 경찰 조사에서는 “자고 일어나보니 유 회장이 보이지 않았다”, “유 회장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별장을 빠져나갔다”고 했고 검찰 조사에서는 “내가 체포될 당시 유 회장은 벽장(비밀방) 안에 있었기 때문에 그 이후는 모른다” 등 각각 다른 진술을 해왔다.

경찰은 유 전 회장의 측근 중 변모(61·송치골가든 주인) 씨 부부 등 구속된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별장 주변의 다른 은신처가 있는지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5월 25일 새벽 별장 인근 야망수련원에 있다가 전북 전주로 도주한 운전기사 양회정 씨의 검거를 위해 검찰과 공조하고 있다.

경찰은 또 유 전 회장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수색작업을 사흘째 계속했다. 경찰은 24일 별장과 시신 발견장소 사이의 한 밭에서 수습된 안경은 밭주인 윤모(77) 씨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타살 가능성과 관련, 22일 시신 발견장소 주변을 루미놀 시약으로 혈흔 반응검사를 실시한 결과 미미한 양성반응은 나왔으나 토양에서 혈액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유 전 회장이 시신으로 발견된 장소에서 숨졌는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숨진 뒤 누군가에 의해 옮겨졌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순천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

검찰은 세월호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유 전 회장이 정·관계 및 금융계에 로비했거나 세모 법정관리가 부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양자 씨는 유 전 회장의 처남과 재혼한 사실이 없어 바로잡습니다. 유 전 회장은 극동방송국 근무 당시 운영 주체인 팀선교부와 원만한 합의 하에 결별했음을 확인했습니다. 기독교복음침례회 측은 신도들이 참고인들을 위협하거나 협박했다는 주장과 유 전 회장이 교주라는 주장, 신도 및 직원들에게 사진을 강매했다는 주장은 사실로 확인된 바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작명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보도와 달리 ‘천해지’는 ‘하늘 바다 땅’, ‘아해’는 ‘어린아이’, ‘세모’는 ‘삼각형’이란 뜻이며 유혁기·김필배·김혜경 씨 등은 세월호 사고(4월 16일) 이전에 출국했으며, 신도 양모 씨는 수억 원의 교회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주식을 소유하지 않아 실소유주가 아니며, 금수원 인근 아파트 200채를 차명으로 소유한 사실이 없고 신모 씨는 유 전 회장의 비서가 아니라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