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乙 주고 수원丙·丁 얻은 새정치聯의 ‘단일화 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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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궐선거의 야권 후보 단일화는 시종일관 철저히 ‘정치공학’적 논리가 지배한 정치 이벤트로 분석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 동작을을 정의당에 내주고, 대신 경기 수원정과 수원병 2곳의 단일 후보를 받아냈다.

기동민 후보의 광주 광산을 출마 선언(6월 25일) 및 선거사무소 열어 본격적인 활동→새정치연합, 기 후보 서울 동작을 전략공천(7월 2일) 전략공천 즉각 수락하지 않고 고민→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 강력 반발 및 20년 민주화 동지의 우정을 깨는 ‘패륜공천’이라며 당 대표실 점거 농성(7월 10일까지)→권은희 후보 광산을 전략공천(7월 9일)→기 후보 동작을 포기, 노회찬 정의당 후보로 단일화(7월 24일 오후 2시)→수원정·수원병 정의당 후보 줄줄이 사퇴(7월 24일 오후 5시), 박광온·손학규 등 새정치연합 후보로 단일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정치공학적 논리는 분명해졌다.

기 전 후보는 지난 6월 25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광산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도 출마를 한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광주 광산을 출마자를 대상으로 면접도 실시하는 등 경선을 통해 후보가 선출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동작을 공천을 둘러싸고 당내 잡음이 일면서 순식간에 상황은 급변했다. 특정 계파를 중심으로 한 의원들과 486 출신 일부 의원들이 안철수 공동대표의 측근인 금태섭 대변인 전략공천을 반대하면서 허동준 전 동작을 지역위원장에 대한 공천을 강하게 주장하자, 지도부는 지난 3일 전격적으로 기 전 후보를 동작을에 전략공천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측의 요청, 또 다른 486 의원들의 제안 및 박 시장을 내세워 선거를 치르겠다는 지도부의 의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 전 후보 공천은 허 전 위원장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해 전략공천의 의미를 퇴색시켰고, 지도부는 기 전 후보를 광산을에서 빼내면서 이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바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천 전 장관을 배제시키고 다른 사람을 공천하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9일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광산을에 전략공천했다. 지도부는 권 후보 사전 내정설을 부인하면서 ‘최적·최강’ 후보를 공천했다고 해명했지만, 당내에는 원칙도 전략도 없는 공천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당내 역학 관계를 고려한 정략적 공천이라는 것이다.

동작을 단일화 과정에서도 지도부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정의당에서 당 대 당 연대를 요구했지만, 지도부는 “수권정당이 되려면 독자 생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당 차원의 후보 단일화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2일 노 후보가 사퇴까지 언급하며 단일화를 요구하자 기 전 후보는 당 차원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지도부는 외면했다. 익명을 요청한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지역구를 옮기면서까지 전략공천을 하고서는, 단일화 과정에서는 후보 개인에게 선택을 떠맡겼다”고 비판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