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세금폭탄 ‘비상’

정부가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방안인 ‘기업소득환류세제’(가칭)를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기업의 부담이 얼마나 늘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발생하는 기업의 사내유보금 중 일부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되, 실질적인 과세는 2∼3년의 유예기간을 둬서 오는 2017∼2018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정부가 내놓은 기업소득환류세제 방안은 핵심인 세율 등이 모두 빠져있기 때문에 기업의 세부담을 정확히 추산하는 건 어렵다. 정부 안에 따르면 기업의 당기 이익 전부가 아니라 그중에 일정 비율을 곱한 금액만 과세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형성된 당기 이익 중 일부에서 기업이 투자, 임금 증가, 배당 등을 위해 사용한 금액을 제외한 금액이 ‘과세표준(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이 된다. 과표에 다시 일정 비율을 곱해 기업소득환류세액이 최종 확정된다.

기업소득환류세제의 ‘얼개(scheme)’를 만들고 있는 기재부 세제실은 기업소득환류세제에 적용되는 세율은 현재 법인세에 적용되는 세율(10∼22%)이 아니라 별도로 규정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로 분리 과세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부가 내놓을 기업소득환류세제의 ‘직격탄’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상장 대기업 중에서 당기순이익이 많은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은 17조9300억 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5조1820억 원, 2조6340억 원, 2조800억 원에 달한다. 이들 기업들은 아무리 배당을 많이 하고 임금을 높여준다고 해도 세금을 물게 될 가능성이 높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