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규제 탓에… 龍서 이무기 된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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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아시아의 네 마리 용 가운데 싱가포르, 홍콩은 승천한 반면, 한국은 이무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권태신(사진)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24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세기 중·후반 고도의 경제성장을 경험한 동아시아 국가 중 현재 싱가포르와 홍콩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5만 달러를 넘어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한국과 대만은 2만 달러 근처에서 정체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장은 “GDP 성장 지속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기업활동의 자유, 노동시장 유연성, 규제 개혁 등 정부가 얼마나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지에 많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요 국제기관이 발표하는 기업경영환경 관련 각종 지수를 보면 싱가포르나 홍콩 등은 최상위를 유지하는 반면 한국은 중위권 혹은 하위권”이라며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 조사에서 지난해 홍콩(89.3점)과 싱가포르(88.0점)가 각각 1, 2위를 차지한 반면 대만(72.7점)은 20위, 한국(70.3점)은 34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8년째 100억 달러 안팎에 머무는 것은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의미”라며 “홍콩과 싱가포르는 지난 10년간 FDI 규모가 꾸준히 증가 추세인 반면 한국과 대만은 거의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원장은 이날 발표된 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기업소득환류세) 정책에 대해서도 “사내유보금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데 과세해도 큰 효과가 없고 오히려 기업투자를 저해할 것”이라며 “해외 유명 투자은행에서 제게 전화해 문의할 정도로 외국인 투자자들도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 =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