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제품의 공습>比·칠레산 과일 ‘식탁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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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5월까지 한국에 들어온 필리핀산 바나나 물량은 16만3386t, 1억4733만 달러에 달한다. 올해 1∼2월에 대구지역 기업들이 중국에 온갖 물건을 수출한 것과 같은 규모다.

바나나, 오렌지, 포도, 체리, 파인애플 등 수입과일이 물밀듯 들어와 국내 식탁을 점령하면서 과일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5일 관세청과 한국관세무역개발원에 따르면 1∼5월 과일 수출은 4500만 달러로, 35.9% 증가한 반면, 수입은 5억2200만 달러로 6.2% 증가했다. 5개월 만에 무역수지 적자는 4억7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과일류 무역수지 적자는 중량이 늘고 단가 상승까지 맞물리며 지난 2007년 3억5800만 달러, 2010년 4억 달러, 2011년 5억5100만 달러, 2012년 6억6100만 달러, 지난해 6억7700만 달러로 해마다 커지는 추세다. 이는 배, 딸기, 감, 토마토, 사과 등 국산과일 수출이 늘고 있지만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수입규모와 증가폭이 수출보다 상대적으로 워낙 커졌기 때문이다.

필리핀(97.5%), 과테말라(1.3%), 페루(0.9%)에서 들여오는 바나나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2억5319만9000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칠레산이 81.6%인 포도는 1억6099만3000달러, 8.6% 증가했고, 파인애플은 2758만 달러, 6.3% 늘어났다. 미국산이 90%인 체리는 3235만 달러, 역시 미국산이 95.5%인 오렌지는 1억4815만 달러어치가 각각 수입됐다.

관세무역개발원 측은 “이들 품목 외에 레몬, 망고, 망고스틴, 코코넛, 베리류 등 이색 열대과일 수입 종류가 다양화되고 금액도 늘고 있다”면서 “값싼 수입과일로 인해 농가소득 감소가 우려되므로 국산과일의 고급화·균일화를 통한 수출 경쟁력 확보와 해외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