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性 실명 토크 ‘무례한’ 예능프로… 시청자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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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없는 TV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요즘 방송되는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배려없는 대화와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폭로전이 이어지고 있다. 토크쇼 MC와 출연진은 녹화장에 없는 제3자를 언급하며 그들의 심기를 건드렸고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 또한 불편하게 만들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사진)에 출연한 배우 송창의는 헤어진 연인인 가수 리사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답하느라 진땀을 뺐다. 급기야 리사가 24일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잘 지내고 있는데 왜 그러세요. 저한텐 웃기지 않아요”라고 일침을 놓았고 결국 제작진은 공개 사과하며 망신을 당했다.

앞서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에서는 게스트로 초대된 힙합듀오 다이나믹듀오의 멤버 최자가 타깃이 됐다. 그 동안 걸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설리와 거듭된 열애설로 곤욕을 치르던 최자는 그의 열애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제작진과 출연진 때문에 연신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생방송인 터라 이런 모습은 여과없이 전파를 탔고 네티즌은 최자와 설리의 관계에 새삼 물음표를 그렸다. 이후 에프엑스 활동에 불참하던 설리는 결국 활동 중단을 선언했고 ‘SNL 코리아’는 ‘배려없는 프로그램’이라는 오명을 썼다.

SBS 예능국 관계자는 “당사자가 출연했을 때 특정 사안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건 ‘직설’이지만 당사자가 없는 상황에서 그들의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건 ‘폭력’이다”고 말했다.

현재 방송 중인 케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3’는 일명 ‘악마의 편집’으로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쇼미더머니3’에 출연한 래퍼 타래, 김성희, 스내키챈 등은 연이어 SNS를 통해 제작진의 ‘악마의 편집’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타래는 제작진을 직접 겨냥한 랩을 만들어 공개하기도 했다.

김성희는 “소신껏 이야기를 했지만 대화 내용이 편집되고 자극적인 부분과 오해하는 반응만 방송에 나왔다”고 성토했다. 일부 출연진은 편집본이 아닌 원본 공개를 요구했지만 제작진은 묵묵부답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결국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 조미료를 치는 것이다. 특히 ‘라디오 스타’는 실명 토크와 사생활 폭로를 주도하는 프로그램이라 이 같은 ‘사고’가 터진 것이다. 악마의 편집이나 폭로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풍토가 조성되면 수위는 경쟁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언론과 시청자가 이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계속적으로 지적하고 제작진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