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양, 5월25일 순천서 도주”… 兪 마지막 행적 미궁 빠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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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5) 씨가 검찰에 자수함에 따라 유 전 회장의 사망원인에 대한 의혹이 풀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 씨는 유 전 회장이 숨지기 전 전남 순천시 송치재 별장 부근에 머물며 유 전 회장을 수행한 인물로 추정되고 있어 검찰은 그의 진술을 통해 유 전 회장의 사망 원인 등을 규명할 계획이다.

29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에 자수한 양 씨는 지난 5월 25일 검찰이 전남 순천시 송치재 부근 휴게소와 별장 ‘숲속의 추억’을 급습할 당시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양 씨가 5월 25일 도주 이후 지금까지 경기 안성시 금수원 부근에서 은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양 씨는 5월 25일 새벽 1시 20분쯤 검찰이 휴게소를 급습했을 무렵 몸을 피했으며 1시간 50분 뒤 새벽 3시쯤 차를 몰고 전북 전주시 쪽으로 이동해 전주시의 한 장례식장 주차장에 차를 버리고 도주한 뒤 종적을 감췄다. 이후 검경의 수사망을 피해 경기 안성 지역으로 이동해 금수원 부근에서 숨어 지냈다.

검찰은 양 씨를 통해 5월 25일 전후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계획이지만 양 씨도 유 전 회장이 왜 홀로 별장을 벗어났는지 알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인다.

앞서 자수한 김명숙(김엄마·여·59) 씨는 5월 3일 유 전 회장을 별장에 옮겼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김 씨는 이후 금수원에서 조직적으로 은신한 유 전 회장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 씨와 접촉 여부에 대해서는 김 씨는 물론 김 씨와 함께 자수한 양 씨의 부인 유희자(여·52) 씨도 25일 이후 연락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씨와 유 씨는 5월 3일 이후 금수원으로 돌아와 27∼28일쯤 금수원을 나왔으며 이후 유 전 회장은 물론 양 씨와 연락을 하지 못했다.

결국 지금까지 파악된 양 씨의 행적으로 볼 때 휴게소에서 몸을 피해 전주로 도주하기 전까지 1시간 50분 동안의 시간이 별장에서 유 전 회장을 만날 수 있었던 유일한 시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양 씨가 유 전 회장을 이때도 보지 못하고 곧장 도주했을 경우 유 전 회장이 왜 홀로 숨어 있다가 검찰 수색이 끝난 이후 별장을 떠나 숨졌는지를 알 수 없게 된다.

검찰은 통화 기록 등을 분석해 앞서 자수한 김 씨와 유 씨의 동선을 파악해 이들의 진술이 사실인지를 가리는 한편 양 씨에 대해서도 별장에서 도주할 무렵의 행적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