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려는 건설사 넘치는데 사려는 곳 없어… M&A ‘大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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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매물이 쌓이고 있다. 건설업 장기불황으로 부도난 건설사는 늘고 있지만 인수·합병(M&A) 작업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M&A 주체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 중 일부가 올해 안에 파산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9일 대한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는 지난 25일 쌍용건설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은 금융기관 채무 대부분이 출자 전환되는 등 M&A의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쌍용건설의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부동산시장 불황의 골이 깊어 M&A 주체들이 섣불리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도난 중견·중소건설사들의 M&A가 번번이 무산돼 매물이 쌓여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00위 내 건설사 중 법정관리가 진행 중인 회사는 7월 말 현재 쌍용건설, 극동건설, 남광토건, 동양건설산업, 한일건설, LIG건설, 우림건설, STX건설, 남양건설, 벽산건설과 성원건설 등 10곳이 넘는다. 이 가운데 벽산건설과 성원건설은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 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회사도 금호산업, 경남기업, 고려개발, 진흥기업, 삼호, 동문건설, 신동아건설, 동일토건 등 8개나 된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매물로 나온 대부분 중소형 건설사들의 경영정상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M&A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하지만 건설 경기 악화로 이들 건설사를 인수할 주체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이 매각가격을 낮추는 등 부도건설사들의 주인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채권단이 파산 상태로 간 벽산건설이나 성원건설을 반면교사로 삼아 M&A를 통한 회생에 무게를 두고 매각작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부도건설사의 M&A가 시급한 상황인 만큼 채권단이 매각가를 낮추는 등 파산보다 회생을 위한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