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장동민의 王의 병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더위·과로·영양부실 겹치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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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더운 날씨에는 땀을 흘리는 것이 정상이다. 이는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기 때문인데, 실제 땀이 제대로 나지 않아 해가 뜨면 바깥 출입을 하지 못하는 환자도 있었다. 그분의 경우 땀이 나지 않으니 체온이 급상승해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반대로 땀이 너무 많이 나와도 병증으로 보게 된다. 다시 말해 적절한 땀 배출이 건강유지에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인체의 여러 가지 기운 중에서 이렇게 땀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기운이 바로 ‘위기(衛氣)’다. 위기도 인체의 다른 기운과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체의 바깥 표면을 흐르면서 여러 가지 기능을 한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땀을 조절하기도 하고, 피부를 따뜻하게 하는 기능도 있는데, 가장 중요한 기능은 역시 인체의 저항력과 면역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순조 11년 7월 1일의 ‘왕조실록’ 기록을 보면, 어의들이 왕에게 아뢰기를, “이렇게 절기(節氣)가 바뀌는 시기를 당하여 대전에 임어하여 수고로이 움직이시며 거처를 옮겨 밤을 지새우기를 거의 거르는 날이 없으시어 (중략) 혹심한 더위를 무릅쓰기를 꺼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혹시라도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는 가운데 영혈(榮血)과 위기가 손상당할 염려가 없을지 어떻게 알겠습니까?”라고 얘기하여 더위와 과로 때문에 본인도 모르게 영혈과 위기가 손상될 수 있음을 얘기하였다.

앞서 본 ‘왕조실록’의 기록과 같이 ‘위기’는 ‘영혈’과 항상 같이 언급된다. 원래 우리 몸에는 기가 흐르는 통로인 경락(經絡) 또는 경맥(經脈)이 존재하는데, 이 통로를 통하여 흐르는 기를 경기(經氣)라고 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양에 속하는 ‘위기’와 음에 속하는 ‘영기(營氣)’가 있다. 여기서 위기는 맥의 외부를 흐르는 기로서, 낮에는 인체의 외부를 25회 순환하고 잠자는 시기인 밤이 되면 내부로 들어가 오장을 25회 순환하면서 각성과 수면의 주기가 유지된다고 본다. 그리고 영기는 맥의 내부를 흐르는데, 위기와 상대되는 개념으로 ‘영혈’이라 불린다. 또한 이름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인체의 영양성분과 음혈(陰血), 즉 진액성분을 담당한다.

명종 20년 4월 25일의 ‘왕조실록’ 기록을 보면, 대행대왕대비의 사인(死因)으로 영위(榮衛)의 손상이 언급되고 있다. 신하들이 아뢰기를, “신들은 생각하건대 대행대왕대비의 나이가 거의 고기가 아니면 배부르지 않는 연세에 이르렀고 일국의 국모로 계신 지 50년이 넘었으니, 그 봉양의 풍부함과 진수성찬의 누림이 이미 천성이 되셨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그 평소의 음식을 거두고 소선(素膳)으로 대신하셨으니, 옥체를 상하게 하는 것은 필연적인 것입니다. (중략) 신들이 듣건대 대행대왕대비께서 춘추가 높으시나 옥체가 강건하셨다 합니다. (중략) 만약 조양(調養)이 절도에 맞고 음식이 적의하게 되어 사설(邪說)이 해치게 하지 아니하고 영위가 상하게 되는 사유가 없었다면 전하께서 하늘을 부르짖고 땅을 치는 슬픔이 반드시 오늘날 갑자기 이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하여, 음식섭취가 부실해진 것이 영위의 손상을 일으켰고, 급기야 사망하게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므로 너무 더울 때 과로하거나 음식을 부실하게 섭취하면 영위가 손상되어, 질병이 잘 낫지 않거나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하늘땅한의원장 www.okskylan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