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과수 감식 발표前 현장경찰 추정을 사실인양 발표”

‘유병언 시신은 가짜’라는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의 의혹 제기에 대해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의혹”이라며 박 원내대변인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원내대변인은 “7월 21일에서 22일쯤 전남 순천장례식장에서 경찰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외관상 유병언이 아니다’고 말했다”는 점을 근거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시신이 ‘가짜’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병언 시신 아니다’ 주장, 어떻게 나왔나 = 문화일보 취재 결과, 국과수가 순천 송치재 인근 매실밭에서 발견된 시신이 유병언 시신이란 사실을 확인한 직후 순천장례식장에 있었던 6명가량의 기자들이 1∼2명의 경찰이 “유병언 시신은 100%, 110% 아니라고 본다”고 말한 것을 함께 들었다.

경찰은 현재 당시 순천장례식장에 있었던 경찰관 10여 명을 상대로 실제로 이 같은 발언을 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경찰청은 또 오늘 중으로 박 원내대변인에게 관련 발언을 입증할 녹취록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다만 경찰은 순천장례식장에 있었던 경찰관이 유사한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당시에는 국과수의 DNA 감정 결과만 나오고, 지문 감식 결과 등 최종적인 국과수 정밀 감식 결과가 나오기 전이었던 만큼 경찰관 개인의 단순한 추측성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경찰관 한두 명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정부기관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라고 말했다.

◆경찰·국과수의 반박 = 경찰은 박 원내대변인이 ‘장례식장에서 잰 시신의 키가 150㎝였다’는 주장과 관련, “장례식장 안치 당시에는 목뼈 7개 중 3개가 빠진 상태여서 키가 작게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특히 국과수가 7월 25일 동일한 시신을 대퇴골 길이를 통해 키를 산출하는 기법으로 신장을 측정한 결과 159.2㎝였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발견 당시 채취 안 됐던 지문이 나중에 된 게 이상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최초에는 부패가 덜한 왼손 지문을 채취했고, 이후 부패로 흐물흐물했던 피부가 건조돼 오른쪽 손가락 지문도 채취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입회한 경찰이 시신에 금니가 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는 박 원내대변인의 주장에 대해서는 “1차 감정 및 2차 부검 결과 아래턱뼈 6·7번 치아의 금니가 확인됐다”며 “누군가 최초에 금니를 보지 못하고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순천 = 정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