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해경 123정장 ‘업무상 과실치사죄’ 적용

세월호 침몰 해역에서 소극적인 구조활동으로 비난을 산 목포해경 경비정 책임자에 대해 검찰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검찰이 구조 현장에 있었던 해경의 초기 부실 대응을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사법처리가 어느 범위까지 확대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근 김문홍 목포해양경찰서장을 한 차례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지검 해경 수사 전담팀(팀장 윤대진 형사2부장)은 30일 목포해경 소속 123정 정장 김모(57) 경위에 대해 공용서류 손상,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경위는 사고 당일인 4월 16일에 작성된 항박(항해·정박)일지를 찢은 뒤 “현장에 도착한 오전 9시 30분부터 5분간 퇴선 방송을 했다”, “9시 47분 123정 승조원들이 줄을 연결해 선내 진입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허위 내용을 기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김 경위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추가하기로 했다. 검찰은 구호를 기다리는 선내 승객들을 보고도 퇴선 방송을 하지 않고 배 안으로 진입하지 않는 등 구호활동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과실치사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단원고 생존 학생들이 “비상구 안쪽에 친구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는 데도 해경은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는 법정 증언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또 123정으로부터 보고받은 해경본청, 서해해경청, 목포해경서 등 상부 기관들이 선실 내부 진입, 승객 퇴선 유도 등을 직접 지시하지 않고 현장 지휘에도 소극적으로 대응한 부분도 살펴보고 있어, 실제 사법처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근 김 목포해경서장을 한 차례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김 서장을 상대로 123정의 보고를 받고 지휘부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침몰 당시 김 서장은 전남 신안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중국 어선 불법어업 단속활동을 벌이고 있었으며, 경비함 3009함을 타고 사고해역으로 이동하면서 123정 정장 김 경위에게 “승객을 바다로 유도해 구조하라” 등의 지시를 한 바 있다.(문화일보 5월 12일자 8면 참조)

한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자수 시 불구속 수사하겠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6)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 도피와 사망 과정에 대해 양 씨에게 확인해야 될 게 많은데 양 씨를 풀어줄 경우 도망의 위험성도 있고 조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양 씨를 불러 재조사 중이다.

광주 = 정우천 기자 sunshine@,

인천 = 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