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글로벌 大戰, 이제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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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사양(스펙)이 천장에 닿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스마트폰 업체들 간에 벌어지던 스펙 경쟁이 디자인 경쟁으로 옮아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은 앞다퉈 고급스러운 금속 외관이나 얇은 두께의 스마트폰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전파 간섭의 우려가 높은 금속 외관을 사용하거나, 성능을 유지한 채 두께를 줄이는 것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같은 디자인 경쟁을 ‘기술 경쟁 2라운드’로 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디자인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주로 중화권 업체들이다. ‘중국의 애플’로 불리며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샤오미는 지난 22일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Mi4’(왼쪽 사진)에 금속 테두리를 채용했다. 샤오미가 스마트폰에 금속 테두리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특히 샤오미는 해당 제품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대만의 HTC도 금속 외관 스마트폰 ‘원 M8’을 선보인 바 있다.

중국의 신흥 스마트폰 업체 지오니는 두께 5㎜의 초박형 스마트폰 ‘GN9005’를 이르면 8월에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얇다. 이 업체는 지난 2월 5.5㎜ 두께 ‘엘리프S5.5’를 내놓은 바 있는데, 불과 5∼6개월 만에 종전 기록을 0.5㎜ 줄이며 두께 경쟁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도 이 같은 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조만간 금속 테두리를 사용한 갤럭시알파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최초로 선보이는 금속 테두리 스마트폰이다. 이 제품은 금속 테두리와 함께 두께를 7㎜ 미만으로 줄여 지금까지 나온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도 아이폰 두께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아이폰5S 두께는 7.6㎜이지만 향후 출시될 아이폰6의 두께는 6∼6.9㎜가 될 것으로 시장에선 예상하고 있다. 애플은 이를 위해 배터리를 납품하는 중국 업체에 아이폰6에 들어갈 배터리의 두께를 줄여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팬택은 일찌감치 ‘베가 아이언’(오른쪽) 시리즈에 금속 외관을 채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속을 사용하면 전파 간섭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면서 “두께를 줄이는 것 역시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작업이어서 디자인 경쟁이 곧 기술 경쟁”이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