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1개월 제대로 일할 기회… 정쟁 말고 생산적 國會 만들라”

정치권 원로와 전문가들은 7·30 재·보궐선거 이후 2016년 총선까지의 기간이 국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입을 모았다. 20대 총선까지 21개월 동안 큰 선거에 영향을 받지 않고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원로와 전문가들은 “여야가 불필요한 정쟁을 떠나 발목잡는 정치권이 아니라 국정을 뒷받침하고 선도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30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재·보선이 끝나면 국회가 진짜로 제 할 일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국회가 명실공히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생산적인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야당도 항상 나라와 국민을 생각해야 하고,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수권 정당으로서 국민들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장은 여당에 대해서도 “국회가 원만하게 풀리려면 야당 의견 중 수용할 것은 수용해야 한다”며 “세월호특별법도 여야 간에 한 걸음씩 양보를 하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정치학회 회장을 지낸 양승함(정치외교학) 연세대 교수는 “여야 모두 국민적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있는데 서로 지나치게 각을 세우지 말고 자중을 하면서 상식적인 선에서 도와가며 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여야 지도부가 현재 실용주의적 지도노선을 가지고 있어 대화·타협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양 교수는 “여당은 청와대만 바라보기보다는 자율성을 가지고 국회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야당은 지방선거와 재·보선 상황이 좋았지만 이를 못 살린 이유는 타협을 하지 않고 발목을 잡기 때문에 국민들이 싫어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목요상 헌정회 회장 직무대리는 “국정의 발목을 잡는 국회에서 뒷받침하는 국회로 가야 한다”며 “자당의 주장이나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다른 법률안도 상정조차 못하게 하는 잘못된 모습은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 현재 국회의원 선거구 15곳의 투표율이 10.3%를 기록하며, 별다른 사고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투표는 오후 8시까지 실시되며 당락 윤곽은 오후 10시 30분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민병기·이화종 기자 ming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