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7·30 재보선 투표>2016년 4월까지 선거없어 與野 국정현안 처리 ‘골든 타임’

전국적으로 15개 지역에서 치러져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30일 치러지면서 국회 현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재·보선 이후에는 그간 지지부진했던 세월호 법안들, 경제활성화 입법안들,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시급한 현안들의 처리와 관련한 향배가 갈릴 전망이다. 특히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선거, 올 들어 치러진 6·4지방선거와 이번 재·보선까지 다 끝난 후에는 오는 2016년 4월 20대 총선까지 21개월 동안 큰 선거가 없는 만큼,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향후 여야 정치권의 정국 운영 주도권이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등 세월호 참사 후속 조치도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간 여야는 진상조사위원회의 구성, 수사권 부여 문제, 피해자와 유가족에 대한 보상·배상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특별법 제정에 난항을 겪어왔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재·보선을 앞두고 민감한 법안 처리에 미적대왔다는 게 ‘불편한 진실’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재·보선 부담을 털어버린 여야 모두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 빠른 시일 내에 특별법 제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3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당에서도 나름대로 선거가 끝나면 세월호 특별법을 얼른 털고 다른 일을 좀 하자는 말이 많다”며 “세월호 특별법은 잘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모두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특별법 내용도 달라질 전망이다. 아무래도 패배한 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솔직히 선거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8월 초 청문회를 앞두고 증인 채택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협상도 재·보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만약 새누리당이 크게 패배할 경우에는 더 이상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들의 증인 채택을 막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대로 새누리당이 압승할 경우 김 실장을 증인석에 세우려는 야권의 주장에 힘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 차례 강조해온 경제활성화 관련 입법이 속도를 낼지 여부도 관심사다. 새누리당이 압승할 경우 각종 규제 개혁, 내수활성화 등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책 지원에 국회가 적극 나설 추진력이 생기지만, 반대로 새누리당이 패배할 경우에는 어느 정도 속도 조절 내지 정책의 수위 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권에서도 경제활성화의 큰 틀에는 동의하지만 지나친 규제 완화 등에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경제활성화 입법이 언제 어떻게 통과될지 주목된다.

지난 6월 11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개정안에는 국가안전처 신설, 해경 해체, 교육·사회·문화부총리 신설 등 정부가 세월호 후속 대책으로 내놓은 것들이 총망라돼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부터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에 별 관심 없는 듯한 태도로 일관해왔고, 야당은 개정안 주요 내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놓아 두 달여간 제대로 된 국회 차원의 논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해경 해체에 반대하고 있으며 국무총리 산하 국가안전처 대신 국민안전부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미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상황에서 여야가 더 이상 논의를 늦출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정부조직법 개정안 논의가 8월 들어서야 시작될 전망이어서 법안 처리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란 게 여야의 공통된 전망이다. 정부조직법 논의에 있어서도 재·보선 승패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