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7·30 재보선 투표>朴 ‘국정운영 탄력’이냐 ‘조기 레임덕’이냐

30일 치러진 7·30 재·보궐선거 결과가 막 2기 내각을 출범시킨 박근혜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으로는 역대 최대인 전국 15곳에서 ‘미니 총선급’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 간 선거구도가 ‘경제살리기’와 ‘세월호 심판’이란 구도로 치러지는 점도 있어, 여권이 승리할 경우 박 대통령의 경제회생 노력 등 국정운영이 탄력을 받을 수도 있지만, 거꾸로 여권이 패배할 경우에는 ‘조기 레임덕’을 맞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청와대는 이번 선거와 관련해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향후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청와대 안에서 ‘조용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박 대통령도 선거 결과를 주시하면서 정국 구상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과반인 151석 이상을 재확보하고 나아가 8곳 이상의 승리를 쟁취하면 박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동력을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월호 참사와 잇따른 인사 실패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2기 내각에도 힘이 실리게 된다. 집권여당의 안정적인 과반 의석을 바탕으로 각종 법안 처리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관피아 척결’, ‘비정상의 정상화’ 등 박 대통령이 밝힌 국가혁신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재정·금융·세제를 총동원한 경기부양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하반기 경제활성화에 전념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대로 새누리당이 6곳 이하의 당선으로 사실상 패배한다면 정권 심판론이 힘을 발휘한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는 차질이 예상된다. 야당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주요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법안 처리도 난항이 예상되고 따라서 막 출범한 2기 내각도 힘을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박 대통령은 세월호 후속조치와 경제활성화 관련 중점법안 등의 국회 처리를 위해 야당과의 소통 강화를 통한 관계회복의 필요성이 더 높아진다.

특히 선거 패배의 책임으로 국무총리 후보자 연쇄 낙마 등 인사 실패가 여권에서 거론될 경우 한동안 잦아들었던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도 있다.

또 세월호 처리와 관련,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검경 수뇌부의 거취에 대한 고민도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