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3人 솔로 대결… “사실상 해체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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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원더걸스의 시작을 함께했던 멤버들이 라이벌로 다시 만났다.

2007년 2월 원더걸스로 나란히 데뷔했던 현아와 선미에 이어 예은이 솔로를 선언하고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원더걸스의 원년 멤버지만 현아는 2007년 일찌감치 탈퇴한 후 2009년 포미닛으로 갈아탔고 2010년 팀을 떠난 선미는 지난해 3년 만에 솔로로 전향해 활동을 재개했다. 그리고 이 중 유일하게 원더걸스의 멤버로 남아 있는 예은이 ‘개점휴업’ 상태인 원더걸스를 뒤로하고 2년 만에 솔로 데뷔를 선언했다.

현재 가장 눈에 가는 관전포인트는 현아와 예은의 맞대결. 28일 현아가 1년 9개월 만에 발표한 신곡 ‘빨개요’는 실시간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며 힘차게 시동을 걸었다. 특유의 도발적 퍼포먼스를 앞세운 현아는 씨스타, 걸스데이, 에프엑스 등 내로라하는 걸그룹들이 즐비한 여름 가요계에서 ‘일당백’이라 칭할 만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예은은 사흘의 시간 차를 두고 31일 솔로 첫 미니앨범 ‘미(me)?’를 발표했다. ‘핫펠트’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예은의 신곡 ‘에인트 노바디(Ain’t Nobody)’는 공개와 동시에 실시간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며 맞불을 놓았다. 이날 오후부터는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방송 활동도 시작할 예정이라 팬들에게 원더걸스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예은과 현아의 무대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를 바라보는 선미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2013년 ‘24시간이 모자라’로 데뷔 이후 지난 2월 발표한 ‘보름달’로 각종 음악 프로그램 정상을 밟으며 홀로서기에 성공한 선미는 다음 앨범을 준비하며 한솥밥을 먹던 현아와 예은의 경쟁을 관망하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원더걸스 탈퇴 후 소속사를 옮긴 현아와 달리 선미는 여전히 JYP엔터테인먼트에 몸담고 있다. 소속 가수들의 앨범 활동 시기가 겹치지 않도록 하는 전략상 선미와 예은이 동시기에 맞대결을 펼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현아 역시 포미닛 활동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현아와 예은의 솔로 대결은 더욱 흥미로운 광경”이라고 말했다.

언론들과 주변 상황이 그들의 대결 구도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현아와 예은은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두 사람은 신곡 발표 전 서로의 노래를 미리 듣고 모니터를 해줄 정도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현아는 최근 문화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예은이 솔로로 나온다고 알고 있었다. 서로의 노래를 듣고 ‘곡이 좋다’며 칭찬했다. 어릴 때부터 같은 꿈을 갖고 함께 걸어왔는데 다른 무대에 서는 걸 보면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지만 경쟁한다기보다는 마냥 반갑고 좋다”고 말했다.

반면 이들의 솔로 대결이 사실상 원더걸스의 해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해체가 아니다”고 강조하지만 리더 선예가 결혼 후 해외 선교활동을 시작했고, 막내 소희마저 탈퇴 후 다른 소속사로 이적했기 때문에 원더걸스의 활동 재개는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