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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북레터 게재 일자 : 2014년 08월 01일(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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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이번 북리뷰에 소개된 ‘뉴스의 시대’(문학동네)에서 현대인들이 뉴스에 중독된 이유로 불안과 공포를 꼽았습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면 뒤처질 것 같은 공포와 불안, 동시에 엄청난 재난이나 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나는 괜찮다’는 상대적 안도감을 얻기 위해 뉴스에 몰입한다는 것입니다. 어디 뉴스뿐이겠습니까. 현대인들의 삶은 공포와 불안에 의해 쥐떼처럼 몰려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이 공포와 불안 아래에서는 ‘배제의 논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만큼 벌지 못하고, 이 정도 쓰지 못하면, 이만큼 배워 일정 수준 이상의 대학에 가지 못하면 ‘사회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불안입니다.

‘배제의 논리’가 가장 극성스레 작동하는 곳이 교육이 아닐까 합니다.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서라도 아이를 잘 키워 일류대학에 보내겠다는 ‘절대 목표’의 기저에 자리한 것도 아이가 사회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입니다. 관심이 높다 보니 관련 책들도 끊임없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이 키우는 법, 책 읽어주는 법, 학원 선택법, 대학 보내는 법 등 각종 육아·교육 신간들이 매주 몇 권씩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책의 고수’들은 흔히 ‘더 재미있는 책과 덜 재미있는 책’, ‘더 좋은 책과 덜 좋은 책’은 있지만 ‘나쁜 책’은 없다고 합니다. 책 담당기자로서도 이 불황 속에서도 매주 어김없이 나오는 책들을 보면 다들 참 수고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가끔 이 같은 생각에 예외가 되는 책들이 있습니다. 공포와 불안을 부추기는 육아·교육책들입니다. 이들의 중심 내용을 거칠게 말하면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 아이는 바보가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아이가 바보가 되는 것은 제대로 못한 부모 탓이라며 엄마들을 꾸짖습니다. 물론 이 책도 어떤 상황에서는 구체적인 실전 가이드가 될 수 있을 테니 쓸모없는 책은 아니지만, 건강하지 못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 의 ‘길들여지는 아이들’(민들레)은 반가운 책입니다. 부제는 ‘아이들 내면의 야성 어떻게 살릴까’입니다. 책은 미국의 대표적 대안학교인 알바니프리스쿨에서 20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쳐온 저자가 사회와 교육시스템이 어떻게 아이들을 통제해 생명력과 야성을 잃게 했는가를 추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교육현장, 교육정책의 문제뿐 아니라 산업혁명, 대공황, 실업과 아동노동금지들이 어떻게 아동과 청소년기를 탄생시켰는지부터 현재의 다양한 문제까지 광범위한 틀에서 분석해내고 있습니다. 책을 보면 미국의 교육 상황이나 문제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놀랍습니다. 책의 힘이라면 문제를 객관화시켜, 깊고 넓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책의 힘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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