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전자상거래 간편 결제서비스’ 내용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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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7월 28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Active-X) 없이 상품을 살 수 있도록 대체 인증수단 도입을 확정했다. 사진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홈쇼핑에서 물건을 고르는 모습. 문화일보 자료사진

온라인결제 시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Active-X) 없는 대체 인증수단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자상거래 결제간편화 방안’이 지난 7월 28일 발표됐다. 소비자가 공인인증서 외에 손쉬운 인증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로선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새로운 인증수단을 빠르게 도입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 3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외국인도 국내 온라인쇼핑몰에서 ‘천송이 코트’를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해 페이팔(Paypal), 알리페이(Alipay) 등과 같은 신(新) 결제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된 셈이다. 모바일 메신저업체인 카카오가 신한, KB, 하나SK 등 국내 9개 신용카드사와 손잡고 9월 중에 ‘카카오 간편 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하는 등 업체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생소한 ‘전자상거래 간편 결제 서비스’에 대해 궁금한 점들을 풀어본다.

1. 액티브X란 무엇인가

액티브X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에서만 구동되는 기술로, 결제 및 본인 확인 등을 위해 개인PC에 설치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그 동안 액티브X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웹 사용환경이 해킹 등 보안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액티브X 환경에 익숙한 사용자들은 PC에 별도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데 관대해져 악성 소프트웨어까지 무심코 클릭하는 습관을 갖게 됐고 이 허점을 악용해 해커가 악성코드를 심기도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상황은 공인인증서가 액티브X 방식으로만 제공되는 전자서명법에 기인한다. 액티브X를 중심으로 하는 공인인증제는 1999년 전자서명법이 시행되면서 도입됐다. 이 법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공인인증기관이 발급한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온라인에서 전자결제를 할 수 있다.


2. HTML5 기반 공인인증서란

미래창조과학부는 9월부터 PC·휴대전화 보안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꼽혀왔던 액티브X 대신 HTML5에 기반을 둔 공인인증서를 보급한다고 밝혔다. 차세대 웹 표준 언어로 주목받는 HTML5는 성능면에서 이전 버전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데다 별도의 플러그인(부가 프로그램)을 요구하지 않는 ‘논 플러그인’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 때문에 기술적으로 조금만 보완하면 액티브X 없는 공인인증서 구현이 가능하다. IE 외에 해외에서 많이 쓰는 구글의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등 다른 브라우저와도 호환이 가능해 해외 이용자의 국내 웹사이트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수 있다.


3. 공인인증서 사용 왜 문제됐나

공인인증서는 실물이 없이 컴퓨터 하드디스크나 이동식 디스크 등에 파일 형태로 존재한다. 그러다 보니 저장된 공인인증서가 해킹 등으로 도용당하면서 생기는 금융사기 피해 가능성이 커 대체수단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줄곧 제기돼 왔다. 또 공인인증서를 불러오려면 ‘액티브X’라는 일종의 보안도구가 필요한데 이 프로그램을 컴퓨터에 설치하는 과정에서 악성코드가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게다가 지난 3월 제1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점검회의에서 외국인의 경우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때문에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일명 ‘천송이 코트’를 구매할 수 없을뿐더러 국내 인터넷 시장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제기되면서 관계부처와 카드사 등이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4. 공인인증서 완전히 없어지나

정부는 우선 5월 20일 전자상거래에서 카드결제 시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규정을 폐지했다. 이는 전자상거래상 공인인증서 사용을 폐지하는 게 아니라 공인인증서 사용의무를 면제한 것이다. 따라서 카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들이 공인인증서 사용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단기간에 사용자들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신용카드사들이 새로운 결제기술을 채택하지 않는 한 공인인증서를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다만 대체 인증수단을 도입하는 카드사에겐 금융회사 경영실태평가에서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5. 자금이체에 왜 계속 적용하나

전자상거래는 자금이체 거래에 비해 위험도가 낮다. 전자상거래는 물품결제 이후 배송기간(2∼3일)과 대금지급 시점(1개월 가량 소요) 등을 감안할 때 부정결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피해자가 사전 인지해 취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또 ISP안전결제 또는 안심클릭을 통한 본인확인, 전화 등을 통한 추가 본인확인 등을 거쳐야 한다. 반면 자금이체거래는 실시간으로 즉시 이체가 가능해 전자상거래보다 리스크가 크고, 공인인증서 적용 면제로 인한 고객의 불안감이 높아질 수 있어 당분간 공인인증서를 그대로 적용한다. 공인인증서는 자필서명과 같은 효력을 발휘한다.


6. 대체 수단 사고 피해보상은

그 동안 공인인증서 의무화로 인해 금융사고가 나더라도 피해보상이 어려운 점이 있었다. 앞으로는 공인인증서 외 대체수단을 이용할 때 금융사고가 나면 사고유발자가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바뀐다. 공인인증서 의무부과를 면제해 주면서 은행, 카드사 등이 부정사용방지 시스템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감독방향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카드부정사용 탐지 및 차단시스템(FDS·Fraud Detection System) 강화, 모니터링 강화 등 적절한 안전장치를 통해 공인인증서 적용 예외에 따른 보안성을 보완토록 지도할 예정이다.


7. 해외 서비스 도입 안된 이유

금융당국에 따르면 미국과 우리나라는 정보보안에 대한 위험성은 동일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PG 규모가 정보보안을 담보하거나 재정적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 때문에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PG들이 정보보안 능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가 구매하는 물건에 보험료가 포함돼 있어 카드 오·도용으로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으로 문제를 해결하지만 국내에서는 금융사고 발생 시 소비자에게 책임이 전가되는 부분이 있다는 차이도 있다. 미국, 중국 등과 달리 국내에 간편결제 서비스가 도입되지 못한 또하나의 결정적 차이점은 한국은 1999년 공인인증서 도입 이후 모든 금융거래에 의무적으로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공인인증서를 의무화함으로써 금융사고와 관련해 금융사의 책임을 덜어 주는 부분이 있었다.


8. 대체 인증수단 어떤 게 있나

정부에서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휴대전화 인증을 사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또 최근 전자금융거래인증방법평가위원회로부터 보안 ‘가’군 인증을 받은 LG CNS 엠페이 V2.0 또한 대체 수단으로 꼽힌다. 보안 가군과 나군을 나누는 기준은 결제 금액 30만 원으로 가군 인증을 받으면 30만 원 이상 결제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 미래부는 전자서명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지문, 홍채, 필기인식 등 생체정보를 활용한 새로운 전자서명 기술 도입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아직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만한 획기적인 인증 수단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새로운 대체 인증수단의 활용 시점도 미지수로 남아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대체 인증 결제 수단을 개발해도 카드사들이 새로운 결제 방식을 도입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이다.


9. 휴대전화 인증은 안전한가

금융당국은 휴대전화 인증의 안전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은 7월 28일 휴대전화 인증의 안전성과 관련해 “휴대전화 인증은 대체인증수단으로 인정을 받았다”면서 “사업자와 개인별로 보안 위험성이 다른 만큼 기업과 개인이 함께 노력을 해나가야 하는 영역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금까지는 카드사가 10만 원 이하의 결제에 대해서 휴대전화만으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결제방식을 써왔다.

금융당국에서는 카드사가 휴대전화 인증 소액 결제 방식을 써왔지만 이와 관련된 금융 사고가 대폭 늘어난 징후는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휴대전화 인증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은 금융사들이 FDS 등 보안강화를 위해 투자하고 동시에 개인 스스로도 보안을 철저히 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0. 해외업체 시장 장악 가능성은

간편결제서비스 시장이 외산 PG에 점령당할 우려도 있다. 정부는 정책을 통해 PG가 결제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 했지만, 금감원의 검사·감독을 카드사 수준으로 받아야 한다. 그리고 부정결제 사고 시 더 커진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PG가 많지 않다. 해외 대형 결제서비스 업체에 시장을 내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오픈마켓 시장의 강자인 이베이의 페이팔,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미국 아마존의 아마존 페이먼트 등 외국계 대형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자체 결제시스템이 한국 상륙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업체 카카오는 9월 안에 국내 카드사들과 협력해 공인인증서가 필요 없는 결제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카카오는 신한, KB, 하나SK 등 국내 9개 신용카드사와 손잡고 9월 중에 ‘카카오 간편 결제(가칭)’ 서비스를 시작한다. LG CNS 간편결제서비스 ‘엠페이’를 적용한 것으로 공인인증서 없이 결제가 가능하다. 카카오가 LG CNS와 손잡고 일종의 PG 사업을 한다는 의미다. 카카오가 내놓은 간편결제서비스는 해외의 페이팔, 알리페이와 비슷한 서비스다. 사용자는 엠페이 앱 설치 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자신의 신용카드 정보, 유효기간, 카드 비밀번호 등을 입력하고 결제용 비밀번호만 설정해 주면 된다.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는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박양수·임정환·박정경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