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악마 오가는 최민식… 韓·美 스크린 동시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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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스크린 대첩’이다.

최민식이 국내 배우 최초의 대기록을 세웠다. 그가 주연한 ‘명량’과 할리우드 진출작 ‘루시’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것. 게다가 두 영화 속 최민식의 캐릭터가 선과 악으로 극명하게 대비되어서 넓은 연기 스펙트럼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명량’은 30일 개봉하자마자 68만2882명을 모으며 역대 한국영화 오프닝 최고 기록을 세웠고, 31일에도 70만866명을 끌어모으며 평일 박스오피스 최고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이로써 이틀 만에 140만9318명이 관람하며 국내 영화 흥행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최민식의 소속사 측은 “역사적 성웅을 다뤘다는 측면에서 조심스러웠는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다행이다”며 “그만큼 이순신이라는 위인에 대한 국민적 존경과 지지가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온가족이 함께 보고 느끼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영화여서 더욱 화제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민식은 미국에서도 ‘돌풍’이다. 그는 뤼크 베송 감독이 연출하고 스칼릿 조핸슨이 주연한 ‘루시’에 조연으로 출연하며 할리우드에 진출했는데, 현재 이 영화도 북미 박스오피스 1위(박스오피스모조)를 기록하고 있다. ‘루시’는 지난 7월 26일(한국시간)개봉해 첫날 1위에 오르며 약 4400만 달러(약 450억 원)의 수익을 올렸는데, 상영 2주차에 접어든 31일까지 변함없이 정상을 지키고 있다.

앞서 할리우드 현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배우는 이병헌이다. ‘지.아이.조’ 시리즈의 이병헌은 2009년 개봉한 1편과 2013년 2편으로 연달아 미국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서로 다른 두 편의 영화로 한·미 흥행 1위를 동시에 차지한 배우는 최민식이 유일하다.

관객몰이와 수익 등 기록적인 측면뿐 아니라, ‘명량’과 ‘루시’에서 보여주는 최민식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도 눈길을 끈다. 그는 두 영화에서 성웅(聖雄)과 악마를 오간다. 명량대첩을 스크린에 옮긴 ‘명량’에서 최민식은 이순신 장군으로 열연해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인간적으로 고뇌하는 혼신의 연기를 펼쳐 극찬받고 있다. 반면, ‘루시’에서 그는 마약조직 중간보스 미스터 장 역을 맡았다. 이 작품에서 최민식은 기존 ‘악마를 보았다’ ‘범죄와의 전쟁’ 등을 통해 보여준 특유의 악역 카리스마를 발산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