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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4년 08월 07일(木)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 돌 설치작품·회화… 詩같은 ‘靜中動의 울림’
파리 이어 도쿄서 개인전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도쿄 카이카이키키화랑에 설치된 이우환의 ‘관계항-발굴’. 지하 전시장의 돌더미에서 발굴하듯 사각형 속에 큰 점을 더한 신작이다.
흰 캔버스에 청회색 점 하나, 벽이나 철판을 마주한 둥근 돌.

세계적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78·사진) 작가의 작품은 함축적인 시(詩)처럼 조용하게 정중동(靜中動)의 울림을 전파한다.

캔버스 그림 외에 돌 철판을 소재로 작업하며 칠하고 만드는 과정을 최소화한 그의 작품은 역설적으로 무수한 이미지와 의미를 일깨운다.

20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1960년대 이후 일본 미술사조인 모노하(物派)운동을 이끌며 현재 서울, 도쿄(東京), 파리를 오가며 작품활동 중인 이우환.

이번 여름 그는 프랑스 베르사유궁의 ‘이우환 베르사유’전(6월 17일∼11월 2일)에 이어 일본 도쿄 카이카이키키화랑에서 개인전(7월 25일∼8월 21일)을 열고 있다.


도쿄 롯폰기힐스와 재일한국대사관에서 멀지 않은 모토아자부 크레스트빌딩 지하에 위치한 화랑은 일본 스타작가 무라카미 다카시(村上隆)의 종합매니지먼트그룹이 운영하는 전시공간이다. 이우환 작가는 도쿄의 화랑 전시에선 야외 대형설치작품 위주의 베르사유궁 전시와 또 다르게, 크지 않은 지하 갤러리의 세 공간별로 신작 3점을 내놨다.

주 전시장에 설치된 ‘관계항-발굴(Excavation)’은 자잘한 돌로 뒤덮인 황토색 바닥에 각기 청회색 홍색의 점 두 개를 찍고 점 둘레에 사각 캔버스처럼 모래를 더했다. 관객들은 바닥 전체에 쌓인 자갈 조각을 밟으면서 움푹 파인 네모 칸 속 점을 만날 수 있다.

화랑 인터넷사이트에 소개된 동영상을 통해 작가는 “지하에 묻혀 있거나 잊어버린 세월의 ‘벽화’와 이미지, 바닥의 갈라진 금과 돌 부스러기까지 출토하듯 지하 공간을 활용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큰 돌을 실내외에 앉히는 설치작품을 발표해온 작가는 이번엔 유물발굴 현장처럼 최소화한 형태의 돌작품을 시도했다.

이 밖에 중앙로비에는 대형 캔버스와 돌이 마주하고 있는 ‘관계항-침묵’이,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안쪽 다다미방의 두 벽면엔 작가 특유의 단색 점 회화 ‘대화’가 걸려 있다.

이우환전을 기획한 무라카미 다카시는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동양정신을 표출하며 세계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우환 전시를 오랜 세월 꿈꿔 왔다”며 6년여 만에 진행된 전시를 반겼다. 오는 9일 오후 화랑 다다미방 전시장에서 작가와의 대화시간도 갖는다.

연일 33도 안팎의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한여름의 도쿄 미술가에는 이 밖에도 한국작가의 작품이 다양하게 선보인다. 롯폰기힐스 53층의 ‘초고층미술관’ 모리미술관에서 31일까지 열리는 ‘고-비트윈(Go-Btweens)’전에는 한국 작가 원성원 씨의 사진 시리즈 ‘일곱살-돼지저금통의 도움’이 전시 포스터에도 등장한다. 원 씨는 국내외에서 촬영한 사진 수백 장을 재구성해 각양각색 에피소드를 펼쳐온 작가. 다문화, 현실과 상상, 성인과 어린이 등 상이한 두 세계의 ‘사이’를 주목한 모리미술관 전시에선 작가가 엄마를 찾아나섰던 유년기 경험을 토대로 어린이의 불안감을 표출한 ‘일곱살시리즈’ 11점을 발표했다.

‘고-비트윈’전에는 재일교포 작가 김인숙 씨의 작품도 전시 중이다. 김 씨는 한국·일본, 그리고 남북한의 문화가 혼재하는 재일교포 가정과 학교의 일상을 담은 ‘두 개의 한국과 일본 사이에서’를 사진과 영상에 담았다.

도쿄 = 글·사진 신세미 기자 ssem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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