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자 책읽기>외국인 시선으로 본 또 하나의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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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교관, 평양에서 보낸 900일 / 존 에버라드 지음, 이재만 옮김 / 책과함께

존 에버라드가 지은 ‘영국 외교관, 평양에서 보낸 900일’은 제목에서부터 중요한 두 가지 정보를 준다. 가장 가깝고도 먼 북한에 대해 그곳에서 직접 ‘살고 온’ 사람이자 남북 이념 문제에 휘둘리지 않는 ‘외국인’의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본 북한의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문을 통해 “북한에서의 삶을 끔찍할 거라 상상하지만 그럭저럭 지낸다”면서 중요한 화두를 던진다. 북한에 파견온 영국인인 자신이 미국 워싱턴으로 출장을 간다고 하자 북한 직원 두 명이 ‘부디 무사히 다녀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오가는 미국이, 정보가 통제된 북한 주민들의 눈에는 ‘살 수 없는 곳’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직접 살며 보고 듣고 경험한 북한은 그 동안 수많은 매체를 통해 전해들은 것과 달리 ‘살 만한 곳’이었고 “북한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실제 국가이며, 그들은 핵 정책이 아니라 그들의 가족과 동료, 일상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그는 말한다. 독자들은 또 다른 북한을 만나게 되는 셈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