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측 내부갈등 심화… 삼성과 보상협상 또 진통

삼성전자와 삼성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 간의 피해 보상 협상이 다시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반올림 측 협상대표단의 내부 갈등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돼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반올림 측 협상 참여자인 송창호(44) 씨는 19일 전화통화에서 “반올림 측이 어제 보상협상 대상을 산업재해 신청자 33명이 아니라 중증질환에 걸렸다고 제보한 164명으로 하라고 주장하니 무척 당황스러웠다”면서 “반올림은 피해자나 가족을 우선시하는 게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송 씨는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다 악성 림프종 판정을 받았다.

그는 “반올림이 최근 삼성전자와 우선 협상을 하자는 의견을 가진 가족들에게 사실상 ‘의견이 다르니 나가라’는 식으로 말한 게 맞다”면서 “우리도 산재신청자 전체를 협상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만 모두가 지켜보고 있는 교섭인 만큼 삼성전자를 믿고 우선 협상해 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반올림 측 교섭단장인 황상기 씨는 18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에서 근무하다가 병에 걸린 사람이 200명이 넘는데 협상 참여자인 8명만 우선 보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협상 참여자 8명만 보상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 8명과 먼저 논의를 시작해 기준과 원칙을 세운 뒤 이를 바탕으로 다른 분들에 대해서도 보상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다”고 반박했다.

오승훈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