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비정규직 4000여명 정규직 전환 잠정합의

현대자동차 5500여 명의 비정규직 사내하청 근로자 중 4000여 명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점거, 송전탑 농성 등 사내하청 문제를 둘러싸고 극심했던 노사 갈등이 이번 합의안으로 인해 해소될 전망이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사측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및 아산·전주 공장 하청지회는 18일 특별협의에서 사내하청 문제 해결을 위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안이 확정되면 내년까지 현대차 공장의 비정규직 사내하청 근로자 4000여 명은 정규직으로 채용되고 2016년 이후 정규직 인원 소요 발생시에도 하도급 인원이 우대 채용될 계획이다.

현대차의 울산·전주·아산공장에는 현재 5500여 명의 하청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정규직 채용 및 하청 인원 우대 방침에 따라 사실상 대부분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사측의 직영으로 고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사와 하청지회의 이번 합의는 하청 근로자들에게는 직영 채용의 기회를 늘려줌과 동시에 현대차는 현장 숙련도와 경험을 보유한 우수한 인력을 수급 받을 수 있는 상생의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 현대차가 2016년 이후 직영 정년퇴직자 등 대체소요 인력 발생시 일정비율의 하청 근로자를 채용하기로 한 것도 사내하청 문제의 해결은 물론 장기적으로 인력 운영의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 하청노조는 지난 2010년 대법원의 불법파견 판결 이후 전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각종 시위를 벌여 큰 피해를 발생시켜왔다. 2010년 울산1공장 CTS공정 점거부터 최근까지 계속된 집단행동으로 생산량 3만389대, 3432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현대차 관리자 165명, 보안요원 73명 등 총 23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안으로 사내하청에 대한 새로운 비전이 제시돼 그동안의 노사 갈등을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노사 합의로 단기적인 조치에 끝나지 않고 사내하청 근로자들을 지속적으로 채용해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라며 “노사가 상호 양보정신에 입각해 상생의 합의안을 도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