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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4년 08월 20일(水)
빅데이터 활용한 영업 전략 적중… 멍 치료제 年매출 10억→ 20억 ‘쑥’
유유제약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지난 13일 서울 중구 신당동 유유제약 제품 전시장에서 유원상(가운데) 유유제약 부사장이 직원들과 함께 멍 치료제인 ‘베노플러스’ 마케팅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을 의논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지난 13일 서울 중구 신당동 유유제약 사옥 1층. 회사의 대표 제품 100여 종이 전시돼 있는 전시장에선 보수적인 제약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이채로운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유원상 유유제약 부사장과 직원들이 이 회사의 멍 치료제인 ‘베노플러스’의 새로운 마케팅 방안에 대해 의논하는 자리였다.

‘빅데이터’는 단순히 정보기술(IT) 도구를 활용해 데이터를 수집·저장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분석하고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제약사의 영업·마케팅을 떠올리면 정보 분석을 통한 접근보다 병원과 약국에 리베이트를 주는 광경이 떠올려진다. 하지만 유유제약은 보수적인 제약업계에서 빅데이터를 활용, 소비심리를 포착하고 새로운 시장창출 방안을 찾고 있었다.

유유제약이 빅데이터를 활용하게 된 계기는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존의 영업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한 유 부사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쳐보기로 하고 회사의 일반의약품(OTC) 30여 개 가운데 멍 치료제인 베노플러스를 낙점했다. 멍을 대수롭지 않은 질환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고, 멍 치료제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인터넷을 통해 치료법을 검색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베노플러스가 첫 빅데이터 마케팅 품목으로 결정된 것이다. 유유제약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멍에 대한 검색데이터를 분석, 제품 판매 대상을 어린이에서 성인 여성으로 바꾸고 마케팅을 진행했다. 패키지 디자인도 여성들의 관심을 유도하도록 패션을 가미했다.

그 결과, 2002년 출시 이후 연 매출 10억 원 가량이던 베노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은 평년보다 100% 정도 늘어난 2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 추세는 지난해를 뛰어넘을 기세다. 유 부사장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 설과 추석 명절에 특히 판매량이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성형수술이나 미용시술을 받고 멍에 대해 걱정하는 여성들을 공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베노플러스의 성공에 고무된 유유제약은 내년 출시될 항우울제 ‘노이로민’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하기로 했다. 우울증이 주부와 20대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점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한다. 유 부사장은 우울증 치료제 마케팅에 있어서도 남들과 다른 신선한 시각을 보여줬다.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한 결과, 우울증 환자들은 병원에 가는 걸 두려워하거나 아예 가지 않습니다. 병원기록에 남으면 불이익이 70여 가지나 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우울증을 치료하고 싶은 사람에게 제품을 부각시켜 보려고 합니다. 우울증 약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패키지를 만드느냐가 관건입니다.”

유유제약은 빅데이터 활용뿐만 아니라 제품 패키지 디자인을 할 때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건강기능식품 ‘하이큐’의 패키지 디자인과 글씨체 등을 현대미술 작가 추미림 씨와 협업해 현대적인 스타일로 바꿨다. 제품 포장에 현대미술의 감각을 접목한 시도는 판매량 증가로 이어져 시장에 출시한 1차 물량이 완판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유유제약은 또 제약업계 최초로 이달에 말레이시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04년 국내 최초 복합신약으로 허가받은 골다공증 복합제 ‘맥스마빌’과 만성신부전증 치료제 ‘본키’, 말초혈액순환 개선제 ‘타나민’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의약품 외에도 비타민C 대표제품인 유판씨 브랜드 20개 제품과 화장품으로까지 판매 영역을 확대, 2년 내에 연간 100억여 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유 부사장에게 앞으로의 경영목표에 대해 물었더니 다음과 같은 답이 돌아왔다. 보통의 경영자들이 재무적 성과에 기초한 답을 내놓는 것과 사뭇 달랐다. “5년 내에 대학생들이 졸업해서 입사하고 싶은 기업 중 하나로 만들고 싶습니다. 기업은 결국 사람이 움직이는 것이거든요. 좋은 제품이 나오고 좋은 사람들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회사가 크고 좋은 사람들이 옵니다. 좋은 사람들이 오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올라가지 않을까요?”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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