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is Story >YS때 문체부장관…프로농구聯 총재 맡으며 스포츠계와 인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영수 조직위원장이 지난 13일 인천 연수구 조직위 사무실의 아시안게임 전시관에서 대회 물범 마스코트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정하종 기자 maloo@munhwa.com

김영수 위원장은 인천이 고향이다. 1942년생이니까 올해로 72세.

“인천에서 축현국민학교를 다녔어요. 3학년 때 6·25전쟁이 났지요. 학교 부근 만국공원(지금의 자유공원)에서 미군이 월미도로 쏘아대는 함포가 불꽃놀이 같았던 걸 본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부산으로 피란갔다가 전쟁이 끝나고 서울에 정착했죠.”

축현학교는 인천에서 가장 전통 깊은 학교다. 조직위원장을 맡으면서 모처럼 고향에 온 김 위원장이 발전기금을 내놓았고, 학교에서도 명예졸업장으로 보답했다.

앞서 얘기한 대로 김 위원장의 경력을 보면 ‘다양성’ 그 자체다. 1965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에 몸담아 유신정권에서 서울지검 검사, 5공 말 공안부장, 6공에서는 국가안전기획부 1차장을 지냈다. 여기까지 보면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무거운 그림자가 그의 얼굴에 오버랩될 만도 하다.

“그런데 검사를 그만둔 건, 내가 유능한 검사는 못되겠단 생각이 든 거지. 잔인할 정도로 집요하고 권력욕도 있는 이들이 바글바글한데, 내가 좀 헐레헐레 합니다. 수사·정보 이쪽에선 못 버티겠더라고. 그저 당시 상황이 나한테 주었던 공적 책무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요. 시대가 지나면서 이제 이건 아니다 생각했고, 편하게 떠난거죠. 오래 욕심 내면 추해져요.”

문민정부 시절에 민자당 국회의원으로 청와대 민정수석, 문화체육부 장관 등 정·관계를 두루 거친다.

“국회에 있을 적에 일부러 법조인들이 가는 법사위를 피해 교육청소년위원회를 자원했어요. 때려잡는 게 아니라, 뭔가 생산적인 기여를 해야겠단 말이야. 그래서 당시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라는 것을 만들어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어요. 청소년 인성교육에 제일 좋은 게 스포츠인데, 나중에 한국프로농구연맹 총재를 4년이나 맡고 스포츠계와 인연을 맺은 게 이유가 있죠.”

문체부 장관을 지내면서 문화계하고도 각별하다. 한국박물관회 회장, 한국페스티벌앙상블 이사, 예술의전당 후원회장, 고운문화재단 이사장, 대종상영화제 조직위원장 등을 지냈다.

“하여튼 내가 맡은 후원회가 대여섯 개가 돼요. 문화계가 돈이 없잖아요. 많지 않은 회비지만 내가 먼저 내면 남들 따라오고, 대접 받고. 내가 모금은 상당히 잘해.”

광화문 문화포럼과 한강포럼 등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이 참여하는 모임의 리더도 지냈다. 여러 정권을 거치며 공적 직책은 물론 각종 모임에서 리더로 지내온 비결이 있을 법하다.

“운이 좋았지요. 어떤 자리도 나에게 넘친다고 생각했고, 그러니 오래 하겠다는 욕심이 없었어요. 인천 대회 조직위원장 자리도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는데, 전임 위원장과 당시 시장이 원만하지 못하면서, 내가 비교적 통합형으로 원만하다는 평가와 함께 인천 출신이란 것도 일조해 차례가 온거죠. 두 분 다 너무 일을 열심히 해서 그렇다고 봐서 저는 너무 열심히 안 합니다. 하하하.”

그가 겪어본 많은 분야 중 어느 곳이 가장 애착이 갈까.

“좀 더 일찍 스포츠계와 인연을 가졌더라면, 국제스포츠계와 관련된 일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조금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