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회복세지만… 한국경제 ‘유럽·일본 리스크’ 비상

‘한국 경제, 대외 리스크(위험) 경계령!’

최근 미국 경제는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조기 금리인상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유럽과 일본 등에서는 경기 회복세가 꺾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 글로벌 경제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3.7%(정부)로 예상되는 등 지표상으로는 우리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을 뜻하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수출 중심의 경제 성장세가 이어지고 내수(소비) 침체가 만성화되면서 국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경기는 ‘영하권’을 맴돌고 있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2분기 전체 산업생산은 전기 대비 0.6%, 광공업 생산은 전기 대비 0.9% 각각 감소했다. 서비스업과 소매판매도 각각 0.1%, 0.4% 감소해 내수 부진의 골이 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7월 카드승인금액 증가율도 5.1%를 기록, 전년동월 대비 2.1%포인트 하락하면서 내수침체의 심각성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최대 ‘대외 돌발변수’로 미국 정책금리의 조기 인상을 꼽고 있다. 현재 미국은 사상 최초로 정책금리를 제로(0) 수준까지 내린 뒤 중앙은행이 시중에 통화를 직접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올 4분기에는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되고, 내년에는 정책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최근 유럽과 일본 경제는 경제 회복세가 꺾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 재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유로존의 2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였으며, 유로존의 우등생인 독일은 -0.6%로 뒷걸음쳤다. 일본의 2분기 실질 경제 성장률은 연율로 -6.8%(잠정)로 2011년 1분기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미국이 정책금리 인상에 나서기 전에 한국 경제의 회복세를 공고히 하고 가계부채 해소 방안을 마련하는 등 금리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미국발 금리 인상이 전세계 경제를 뒤덮기 전에 규제완화 등 기업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 한국 경제의 회복세를 공고하게 다지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해동·박정경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