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세월호-민생法 분리처리론’ 부상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로 정국이 교착상태에 빠져든 가운데 8월 임시국회 회기(22∼31일) 내에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을 분리 처리하자는 주장이 야당 내에서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측이 “국회에서 특별법은 특별법대로, 민생법안은 민생법안대로 처리하라”고 요구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해 야당이 태도 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여야는 이르면 금명간 원내대표나 수석부대표 간 접촉을 통해 국회 본회의 개최에 대한 협의를 벌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이 세월호특별법안 이외의 국회 현안과 민생법안들 처리와 관련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22일 오전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 “국정감사, 민생법안도 (세월호특별법과 함께) 투트랙으로 같이 논의해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우리당 입장은) 민생법안 처리에 반대를 한 것이 아니라, 세월호특별법 자체가 중대한 민생법안이기 때문에 같이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해) 원칙적인 면에서 다시 논의를 한다는 것은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의 황주홍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민주당(새정치연합)은 공당으로서의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게 무엇이냐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세월호특별법과 국회 일정의 분리 필요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21일 유경근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채널A에서 “민생법안은 민생법안대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국회를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야당에 여야 원내대표 간에 이뤄진 세월호특별법 재합의안을 조속히 추인할 것과 시급한 민생경제법을 별도 처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정국 파행에도 불구하고 애초 예정된 대로 이날부터 1박2일간 충남 천안에서 국회의원 연찬회를 개최, 정기국회 전략 등 현안을 논의한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공식적으로는 ‘세월호특별법이 최고의 민생법안’이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이 없는 국정감사, 세월호특별법이 빠진 민생법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일각의 민생법안 국감 분리 처리 주장을 반박했다.

유병권 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