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도 유족도 ‘국정마비 책임론’ 부담감… 주말이 ‘분리처리 분기점’ 될 듯

세월호특별법 여야 합의안이 유가족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세월호특별법과 기타 법률안을 분리해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꽉 막힌 정국이 풀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유가족 측에서 야당이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을 연계해 국회와 국정을 마비시키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는 여전히 분리 처리는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아 이번 주가 세월호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22일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 “국정감사, 민생법안도 (세월호특별법과 함께) 투트랙으로 같이 논의해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주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새정치연합은 공당으로서 제구실을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재선 의원은 “정치가 하루 빨리 복원돼야 한다고 상당수가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공개적으로 말할 경우 비난을 받을 수 있어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이 나오는 것은 세월호특별법으로 인해 국회가 계속 파행될 경우 유가족 측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 파행의 책임이 유가족들에게 돌아갈 경우 세월호특별법 동력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유경근 세월호참사유가족대변인은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민생법안은 민생법안대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국회를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법안 연계를 하지 말라는 의사를 계속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공식적 입장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이 없는 국정감사, 세월호특별법이 빠진 민생법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세월호특별법이 가장 중요한 민생법안”이라며 “다른 법안을 먼저 처리하면 이건 계속 밀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